국제 금값이 온스당 4,300달러선을 회복했다. 5일 국제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321달러였다. 지난달 16일 기록한 최근 저점 3,986달러와 비교하면 8.4% 오른 수준이다. 최근 5거래일 동안에만 7.1% 상승했다.

다만 사상 최고가와는 거리가 있다. 금값은 올해 1월 29일 온스당 5,318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내림세를 이어왔다. 현재 가격은 그보다 18.7% 낮다. 지금의 상승은 신고가 경신이 아니라 저점에서의 되돌림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7월에 무슨 일이 있었나

금값의 최근 궤적을 날짜별로 따라가 보면 흐름이 분명해진다. 7월 16일 3,986달러까지 밀렸던 금값은 7월 27일 4,075달러, 7월 30일 4,100달러로 완만하게 올라섰다. 8월 3일에는 4,034달러로 다시 내렸다가 8월 4일 4,095달러, 8월 5일 4,322달러로 뛰었다.

7월 하순 내내 4,030달러에서 4,100달러 사이의 좁은 구간에 머물던 가격이 8월 들어 위쪽으로 벗어난 모양새다. 다만 8월 4일과 5일 사이의 상승폭은 데이터 출처에 따라 차이가 있어, 하루 단위 변동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금 선물은 만기가 다른 계약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가격 기준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단위 흐름으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안전자산이 오르는데 위험자산도 올랐다

금은 통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시장이 불안할 때 주식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금으로 이동하며 값을 밀어 올리는 것이 익숙한 그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공식이 딱 들어맞지 않는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는 나쁘지 않았다. 나스닥은 최근 일주일 동안 5.98% 올랐고, S&P500은 3.97% 상승했다. 시장의 불안 정도를 나타내는 변동성지수(VIX)는 15.81로 일주일 사이 13.18% 내렸다. VIX가 내렸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한 달간 큰 변동을 예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포가 커져서 금이 올랐다고 설명하기는 어려운 조합이다.

달러 쪽에서 실마리를 찾는 편이 자연스럽다. 달러인덱스는 99.71로 일주일 전보다 1.08% 내렸다. 금은 달러로 값이 매겨지기 때문에 달러가 약해지면 같은 금을 사는 데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해지고, 표시 가격은 올라간다. 금 자체의 수요가 늘지 않아도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물가 요인이 겹친다. 미국의 6월 개인소비지출 물가는 12개월 동안 3.7% 올라 연준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물가 상승률이 높게 유지되면 현금의 실질 가치가 깎이기 때문에, 이자를 주지 않는 금을 들고 있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환율이 한 겹 더 있다

국내에서 금에 투자할 때는 달러 표시 가격만으로 손익이 결정되지 않는다. 원/달러 환율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6일 원/달러 환율은 1,419.22원이다. 지난달 28일 1,464.44원과 비교하면 45.22원, 3.1% 내렸다.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올랐다는 뜻이다.

이 기간 금값은 달러 기준으로 올랐지만, 원화 강세가 수익률을 일부 상쇄했다. 달러 자산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는 환율이 내릴 때 원화로 환산한 평가액이 줄어든다. 해외 자산 투자에서 기초자산 가격과 환율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는 환율 변동을 제거한 환헤지 상품과 그대로 반영하는 환노출 상품이 나뉘어 있어, 어느 쪽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지금 확인할 것

확인된 것은 금값이 7월 저점 대비 8.4% 올랐고, 그 배경에 달러 약세 1.08%와 3.7%의 미국 물가가 있다는 점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반등이 추세 전환인지 여부다. 금값은 1월 고점 이후 반년 넘게 내림세였고, 지금 가격은 여전히 그 고점보다 18.7% 아래다. 몇 거래일의 상승만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앞으로 볼 기준값은 세 가지다. 첫째는 7월 하순 저항 구간이던 4,100달러선을 계속 웃도는지다. 둘째는 달러인덱스 99.71의 방향이다. 달러가 다시 강해지면 금값 상승분은 되돌려질 수 있다. 셋째는 미국 금리다. 연준이 인상 쪽으로 기울면 이자를 주지 않는 금의 매력은 줄어든다. 리사 쿡 연준 이사가 5일 필요하면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만큼, 이 변수는 당분간 금값을 누르는 쪽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