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우리 금융시스템에 쌓인 중장기 불균형을 보여주는 지표가 9분기째 올랐다. 한국은행이 산출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026년 2분기 말 46.5를 기록했다. 2008년 1분기 이후 장기평균과 같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를 열고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을 점검했다. 한은은 국내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금융불균형 누증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취약성지수 46.5, 9분기 연속 상승
금융취약성지수는 신용, 자산가격, 금융기관 복원력 3개 요소에 걸친 64개 지표를 합쳐 만든다. 빚과 자산가격이 소득에 비해 얼마나 부풀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장기 지표다.
이 지수는 2024년 1분기 37에서 출발해 9분기 연속 올랐다. 한은은 가계신용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분기 79.6, 코로나 이후 유동성이 풀린 2021년 3분기 65.3과 비교하면 아직 낮다.
단기 불안을 재는 금융불안지수(FSI)는 7월 19.3, 8월 19.5였다. 주의 단계(12~24) 안에서 소폭 올랐다. 위험 단계 기준선은 24다.
| 구분 | 내용 |
|---|---|
| 금융취약성지수(FVI) | 46.5 (2분기 말, 장기평균 46.5) |
| 금융불안지수(FSI) | 7월 19.3 → 8월 19.5 |
| 가계대출 연체율 | 1.00% → 0.98% |
| 취약차주 비중(차주수) | 6.7% → 6.8% |
| GDP 대비 가계부채 | 88.1%(작년 말) → 85.3%(1분기 말) |
| 소득 대비 가계신용 | 134.1% → 127.8%(추정) |
*출처=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
2분기 가계대출 25조원 증가
2분기 가계신용은 전분기보다 1.3%(25조9000억원) 늘었다. 주택관련대출이 12조2000억원, 기타대출이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집값과 주가가 함께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모두 불어났다.
월별로 보면 흐름이 꺾이는 모습도 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5월 9조3000억원, 6월 8조3000억원에서 7월 6조4000억원, 8월 2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한은은 7월과 8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부채 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말 88.1%에서 1분기 말 85.3%로 내려왔다. 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율도 134.1%에서 127.8%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한은은 이를 온전한 개선으로 보지 않았다. 비율이 내려간 것은 빚이 줄어서가 아니라 반도체 수출 급증으로 분모인 GDP와 소득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AI 관련 투자가 줄어드는 등 여건이 바뀔 가능성에 대비해 빚을 줄이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법인 연체율 3.44%로 상승
가계 연체율은 안정적이다. 2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98%로 전분기(1.00%)보다 소폭 낮아졌다. 은행은 0.40%로 같았고 비은행은 2.26%에서 2.22%로 내렸다.
그러나 취약차주 비중은 6.7%에서 6.8%로 올랐다. 취약차주는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가운데 소득 하위 30%이거나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금리가 오를 때 가장 먼저 상환 부담을 느끼는 층이다.
기업 쪽은 더 나쁘다. 2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2.46%로 장기평균(1.63%)을 크게 웃돈다. 비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6.28%로 장기평균(4.93%)보다 1.35%p 높았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작년 4분기 2.88%에서 3.44%로,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1.89%에서 2.22%로 올랐다.
한은은 부동산, 숙박·음식 등 내수업종의 한계기업 비중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금속제품, 석유화학 같은 일부 제조업도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올랐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는 기업이다.
다음 점검은 10월 13일 의사록
한은은 앞으로의 위험 요인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의 상승 기대, 미 연준 통화정책의 향방,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시장성 자금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 카드사 등 일부 비은행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물가와 성장뿐 아니라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함께 살피겠다고 밝혔다.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부담이 커지는 취약부문은 재정·금융정책과 함께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오간 논의는 10월 13일 의사록으로 공개된다. 3분기 금융취약성지수가 장기평균을 넘어설지, 8월 2조6000억원까지 줄어든 가계대출 증가폭이 9월에도 유지될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