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금과 비트코인이 나란히 오르고 있다. 주식은 뒷걸음질 쳤다. 26일 국제 금 선물은 온스당 4638달러에 거래됐다.

보통 금과 비트코인은 성격이 다른 자산으로 분류된다. 금은 위기에 강한 안전자산, 비트코인은 위험을 감수하는 자산으로 묶인다.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국면은 흔치 않다.

금 4638달러, 8월에만 16%

금은 최근 7일 동안 3.31% 올랐다. 하루 등락으로는 0.06% 내렸지만 방향은 위쪽을 유지했다.

8월 전체로 보면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금은 이달 초 온스당 4000달러 안팎에서 출발했다. 현재가 4638달러는 그로부터 약 16% 오른 수준이다.

수요의 한 축은 각국 중앙은행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올해 2분기에 금 288.9톤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7.9톤보다 62% 늘어난 규모다. WGC가 통계를 집계한 이래 2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개인 투자와 성격이 다르다. 단기 시세차익이 아니라 외환보유액의 구성을 바꾸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달러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금을 늘린다는 것은 통화가치에 대한 판단이 바뀌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주식은 뒷걸음, 나스닥 -1.85%

같은 기간 주식시장은 방향이 달랐다. 나스닥지수는 7일 동안 1.85% 내려 2만6151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0.88% 하락한 7677이었다.

비트코인은 7일 기준 8.21% 올라 7만9025달러였다. 이더리움도 5.94% 상승했다.

4638달러 (7일 +3.31%)
비트코인7만9025달러 (7일 +8.21%)
이더리움2464달러 (7일 +5.94%)
나스닥2만6151 (7일 -1.85%)
S&P5007677 (7일 -0.88%)
달러인덱스98.92 (7일 +0.09%)
미 10년물 금리4.64% (7일 -1.80%)

*출처=시장 종가 기준, 26일 집계

금과 비트코인이 오르고 주식이 내리는 조합은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로 설명되지 않는다. 진짜 위험 회피 국면이라면 주식이 내릴 때 비트코인이 더 크게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금이든 비트코인이든 정부가 마음대로 발행량을 늘릴 수 없는 자산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에게는 두 자산이 같은 역할을 한다.

10년물 금리 4.64%로 하락

금리는 내렸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64%로 7일 동안 1.80% 낮아졌다. 하루 기준으로도 1.38% 내렸다.

금리 하락에는 미 재무부의 국채 매입 확대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재무부는 10년물에서 30년물 구간의 유동성 지원 매입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시장에서 자기 국채를 사들이면 그만큼 유통 물량이 줄어 금리는 내려가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금리가 내리면 금과 비트코인에는 우호적이다. 두 자산 모두 보유해도 이자가 나오지 않는다. 예금이나 채권의 이자가 높을수록 이자 없는 자산의 상대적 매력은 떨어지고, 금리가 낮아지면 그 부담이 줄어든다.

달러인덱스는 98.92로 7일 동안 0.09% 오르는 데 그쳤다. 사실상 제자리다. 달러가 크게 약해지지 않았는데도 금이 올랐다는 점은 이번 상승이 단순한 환율 효과가 아님을 시사한다.

VIX 15.45가 말해주는 것

변동성 지표는 낮은 수준이다. VIX는 15.45로 하루 전보다 2.52% 내렸다. 7일 기준으로는 1.71% 올랐다.

VIX는 향후 30일간 주식시장의 변동성 전망을 지수화한 값이다. 흔히 공포지수라고 불린다. 통상 20을 넘으면 시장이 불안하다고 보고, 30을 넘으면 공황 국면으로 해석한다.

15.45는 그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시장이 겁에 질려 금으로 도피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확인된 것은 금과 비트코인이 함께 올랐고, 주식은 소폭 내렸으며, 금리는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흐름이 얼마나 이어질지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분기 단위로 집계되는 만큼 다음 통계까지는 시차가 있다.

다음에 볼 기준값은 두 가지다. 미 10년물 금리가 4.5% 아래로 내려가는지, 그리고 달러인덱스가 98선을 지키는지다. 금리가 더 내리고 달러가 약해지면 지금의 흐름은 힘을 받는다. 반대로 금리가 되돌아 오르면 이자 없는 자산의 부담은 다시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