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3.4%, 시장 예상과 일치
9월 동결 확률 54%에서 62%로
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시장이 미리 내놓은 전망치와 소수점까지 같았다.
6월의 3.5%보다는 0.1%포인트 낮다. 두 달 연속으로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졌다.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했다. 6월에 0.4% 떨어졌던 것에서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이 역시 시장이 예상한 0.1%와 같았다.
근원 물가 2.5%, 올해 들어 가장 낮다
더 눈여겨볼 숫자는 근원 CPI다. 근원 CPI는 가격이 계절이나 국제 정세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지수다. 물가의 바탕 흐름을 보려고 쓴다.
7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5%였다. 6월 2.6%에서 0.1%포인트 내려갔다.
이 수치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랐다.
헤드라인과 근원이 함께 내려갔다는 점이 중요하다. 에너지 가격이 싸져서 잠깐 눌린 것이 아니라, 물가의 바탕 자체가 조금씩 식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 7월 헤드라인 CPI | 전년 +3.4% / 전월 +0.1% |
| 7월 근원 CPI | 전년 +2.5% / 전월 +0.2% |
| 6월 헤드라인 CPI | 전년 +3.5% / 전월 -0.4% |
| 6월 근원 CPI | 전년 +2.6% / 전월 보합 |
| 시장 전망치 | 헤드라인 3.4% / 근원 2.5% |
| 현재 기준금리 | 연 3.50~3.75% |
*출처=미 노동통계국 발표치
주거비가 상승분의 3분의 2
7월 물가를 끌어올린 항목은 주거비였다. 주거비는 0.1% 올랐는데, 이 항목 하나가 월간 CPI 전체 상승분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주거비는 집세와 자가 주택의 추정 임대료를 합친 항목이다. 미국 CPI에서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여기가 움직이지 않으면 전체 물가도 잘 내려가지 않는다.
의료 서비스 가격과 항공권 운임, 중고차 가격도 올랐다.
반대로 에너지는 1.5% 떨어졌다. 휘발유 가격이 2.9% 내린 영향이 컸다.
정리하면 에너지가 물가를 끌어내리고 주거비가 떠받치는 구도다. 이 구도에서는 물가가 급격히 떨어지기도, 다시 튀어오르기도 어렵다.
9월 동결 확률 62%
물가 지표가 나오자 시장이 보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망이 바뀌었다. 금리를 그대로 두는 동결 가능성이 발표 전 54%에서 발표 후 약 62%로 올라갔다.
연준은 현재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하고 있다.
연준 안에서는 의견이 갈려 있다. 일부 위원은 물가가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에서 굳어질 것을 걱정한다. 반면 최근 고용이 약해지고 있어, 긴축을 더 끌고 가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시각도 있다.
7월 CPI는 이 두 걱정 가운데 어느 쪽도 확실하게 편들어주지 않았다. 물가가 튀지 않았으니 서둘러 조일 이유는 줄었고, 그렇다고 3.4%가 낮은 숫자도 아니라 서둘러 풀 이유도 생기지 않았다.
동결 확률이 올라간 것은 이런 어정쩡한 상태를 시장이 그대로 반영했다는 뜻이다.
변동성 지표는 한 달 최저
지표가 무난하게 지나가자 시장의 긴장이 풀렸다. 13일 기준 변동성지수(VIX)는 14.55로 하루 만에 4.78% 내렸다. 일주일 전보다는 11.82% 낮은 수준이다.
VIX는 시장이 앞으로 한 달간 얼마나 출렁일 것으로 보는지를 숫자로 만든 지표다. 흔히 공포지수로 부른다. 이 값이 내려갔다는 것은 큰 사건이 지나갔다고 시장이 판단했다는 의미다.
같은 시각 나스닥은 26,588.49로 0.54% 올랐고, S&P500은 7,748.50으로 0.26% 상승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68%였다.
달러인덱스는 100.00으로 0.19% 올랐다. 금은 온스당 4,466.70달러로 1.91% 상승했다.
물가 지표 하나로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는다. 확인된 것은 7월 물가가 예상 밖으로 튀지 않았다는 사실까지다. 9월 회의까지 남은 기간에 나올 고용 지표와 8월 CPI가 다음 갈림길이 된다. 근원 CPI가 2.5% 아래로 더 내려가는지, 아니면 주거비가 다시 힘을 받는지를 함께 보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