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6만4천달러선에서 좁은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6일 낮 12시 49분 기준 비트코인은 6만4,467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전보다 0.57% 올랐고,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2.63% 상승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1,897달러로 24시간 동안 1.55% 올랐다.
가격만 보면 조용한 장세다. 그런데 시장 내부 지표를 하나씩 뜯어보면 방향이 서로 어긋나 있다. 투자 심리는 극단적 공포에 머물러 있는데, 실제 체결 데이터에서는 매수 우위가 관측된다.
공포탐욕지수 25, 그런데 매수량은 늘었다
가상자산 공포탐욕지수는 이날 25로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들어갔다. 전날 27보다 2포인트 더 내려간 수치다. 이 지수는 변동성, 거래량, 소셜 언급량 등을 묶어 0에서 100 사이로 환산한 것으로, 25 아래는 시장 참여자들이 겁을 먹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런데 바이낸스 체결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누적 거래량 델타(CVD)는 최근 24시간 동안 4,678비트코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48시간으로 넓히면 8,211비트코인 순매수다. CVD는 시장가로 사들인 물량에서 시장가로 팔아치운 물량을 뺀 값이다. 이 값이 플러스라면 급하게 사는 쪽이 급하게 파는 쪽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의 롱(상승 베팅) 비중은 53.6%로 하루 전 55.0%보다 1.4%포인트 줄었다. 상위 트레이더의 롱 비중도 59.6%로 1.0%포인트 내렸다. 개인이 상승 베팅을 접는 동안 시장가 매수는 오히려 쌓였다는 뜻이다.
미결제약정은 줄었다, 숏커버 가능성
가격이 오르는데 미결제약정(OI)은 줄었다. 이날 선물 미결제약정은 68억5,000만달러로 24시간 전보다 2.15% 감소했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선물 계약의 총량이다. 새로운 자금이 들어오면 이 값이 늘고, 기존 포지션이 정리되면 줄어든다.
가격 상승과 미결제약정 감소가 함께 나타나는 구간은 대체로 신규 매수보다 기존 하락 베팅의 청산으로 설명된다. 하락에 걸어둔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려 되사는 과정에서 가격이 밀려 올라가는 현상을 숏커버링이라고 부른다. 새 수요가 들어와 만든 상승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런 상승은 청산 물량이 소진되면 힘이 빠지는 경우가 많아, 추격 매수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선물 펀딩 비율도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8시간당 0.0054%로 연율 환산 5.9% 수준이다. 펀딩 비율은 선물 가격을 현물에 붙들어 두기 위해 롱과 숏이 주고받는 수수료다. 플러스이면 롱이 숏에게 지불한다. 연 5.9%는 과열이라고 보기 어려운 밋밋한 수준으로, 시장에 레버리지가 크게 쏠려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반면 테이커 매수매도 비율은 0.943으로 24시간 평균 1.057을 밑돌아, 최근 몇 시간 사이에는 매도 쪽이 조금 더 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점에서 48% 내려온 자리
지금 가격이 어디쯤인지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6일 12만4,753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가격은 그보다 48.3% 낮다. 최근 90일 안에서만 봐도 고점은 8만2,460달러였고, 지금은 그 대비 21.8% 아래다.
변동성은 확실히 줄었다. 최근 7일 등락 범위는 6만2,229달러에서 6만5,391달러로 폭이 5.08%에 그쳤다. 30일로 넓히면 6만1,520달러에서 6만6,924달러로 8.78% 범위다. 한 달 내내 움직인 폭이 과거 하루 변동폭에 못 미치는 셈이다. 24시간 거래대금은 84억달러였다.
이동평균선을 보면 현재가는 20일선 6만4,423달러를 0.07% 웃돌고, 50일선 6만3,270달러보다는 1.89% 높다. 두 선이 가격과 거의 붙어 있다는 것은 최근 한 달과 두 달의 평균 매수 단가가 지금 가격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방향을 결정할 재료가 아직 나오지 않은 국면으로 볼 수 있다.
지금 확인할 것
확인된 사실은 셋이다. 심리 지표는 극단적 공포에 있고, 체결 데이터는 48시간 누적 매수 우위이며, 미결제약정은 줄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매수 우위가 추세 전환의 시작인지, 하락 베팅 청산이 만든 일시적 현상인지다. 두 해석 모두 지금 데이터와 모순되지 않는다.
구분할 기준은 미결제약정이다. 앞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미결제약정이 함께 늘어난다면 신규 자금 유입으로 볼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가격만 오르고 미결제약정이 계속 줄어든다면 청산 물량이 만든 반등일 가능성이 크다. 가격으로는 7일 상단인 6만5,391달러를 거래량과 함께 넘어서는지, 아니면 30일 하단인 6만1,520달러가 다시 시험받는지가 갈림길이 된다. 20일선 6만4,423달러는 그 사이에서 단기 기준선 역할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