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416원, 한 달 새 82원 내려
달러는 강한데 원화만 따로 버텼다

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일 1,416.06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0.27% 올랐다.

하루만 보면 소폭 상승이다. 그런데 기간을 한 달로 넓히면 그림이 달라진다.

최근 한 달 사이 이 환율의 최고치는 1,498.48원이었다. 지금 수준은 그보다 82.42원 낮다. 비율로는 5.5% 하락이다.

환율이 내렸다는 말의 뜻

환율이 내려갔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올라갔다는 뜻이다. 같은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었기 때문이다.

1,498원일 때 100달러를 바꾸려면 14만9,800원이 필요했다. 1,416원이면 14만1,600원이면 된다. 8,200원 차이다.

해외 주식이나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에게는 이 차이가 그대로 비용이 된다. 같은 금액을 넣어도 환율이 낮을 때 더 많은 달러 자산을 살 수 있다.

반대로 이미 달러 자산을 들고 있는 쪽에서는 원화로 환산한 평가액이 줄어든다. 달러로 본 수익률이 그대로여도 원화 기준 수익은 깎인다.

13일 원달러1,416.06원 (전일 대비 +0.27%)
5거래일 등락-0.36%
최근 한 달 최고1,498.48원
최근 한 달 최저1,407.00원
고점 대비 하락-82.42원 (-5.5%)
달러인덱스100.00 (1일 +0.19%, 7일 +0.32%)

*출처=야후파이낸스, 13일 기준

달러인덱스는 오히려 올랐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원화가 강해지는 동안 달러 자체는 약해지지 않았다.

달러인덱스는 13일 100.00으로 하루 전보다 0.19% 올랐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도 0.32% 상승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묶어 달러의 상대적 힘을 나타낸 지표다. 이 값이 올랐다는 것은 달러가 다른 통화들에 대해 강해졌다는 의미다.

보통 달러가 강해지면 원달러 환율도 함께 오른다. 그런데 최근 한 달은 그렇지 않았다.

글로벌 달러는 제자리를 지키거나 소폭 강해졌는데 원화만 따로 회복한 셈이다. 원인을 밖이 아니라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외국인 순매수 5,665억

국내 요인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다.

13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66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4,172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려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원화 수요가 생기고, 환율을 아래로 누른다.

같은 날 코스피는 4.17% 오른 6,853.65로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4.99%, SK하이닉스가 7.38% 상승했다.

증시로 자금이 들어오는 흐름과 환율이 내려온 흐름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1,400원대는 여전히 높은 자리

다만 82원이 빠졌다고 해서 환율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1,416원은 절대 수준으로 보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자리다.

최근 한 달 최저치도 1,407.00원이었다. 이 기간 내내 환율은 1,400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시장 전망도 1,400원대 유지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우리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 후반을 중심으로 움직이되, 외국인의 증시 순매수가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봤다. 제시한 장중 예상 범위는 1,414원에서 1,426원이다.

정리하면 방향과 수준을 나눠 봐야 한다. 방향은 지난 한 달간 아래쪽이었고, 그 힘은 달러 약세가 아니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에서 나왔다.

수준은 아직 높다. 다음에 볼 기준값은 두 개다. 한 달 최저인 1,407원을 뚫고 1,400원 아래로 내려가는지, 그리고 외국인 순매수가 며칠 더 이어지는지다. 외국인 자금이 방향을 바꾸면 환율을 눌러온 힘도 함께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