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올해 추석을 앞두고 시중에 풀린 현금이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23일 내놓은 추석 전 화폐공급 실적을 보면 9월 10일부터 23일까지 10영업일 동안 금융기관에 공급된 화폐 순발행액은 3조6451억원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7923억원, 17.9% 적다.
순발행액은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내준 돈(발행액)에서 다시 거둬들인 돈(환수액)을 뺀 금액이다. 명절 전에 이 숫자가 커지는 것은 사람들이 현금을 미리 찾아 두기 때문이다.
발행액 3조9436억원, 17.0% 감소
줄어든 쪽은 주로 발행이다. 이 기간 발행액은 3조9436억원으로 작년보다 8083억원, 17.0% 감소했다.
거둬들인 돈은 큰 변화가 없었다. 환수액은 2985억원으로 작년보다 160억원, 5.1% 줄었다. 금액 자체가 발행액의 10분의 1 수준이라 순발행 감소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다.
작년 수치와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작년 추석 전 같은 기간에는 4조7519억원이 나가고 3145억원이 돌아와 4조4374억원이 순발행됐다.
| 구분 | 2026년(2025년) |
|---|---|
| 순발행액 | 3조6451억원 (4조4374억원) |
| 발행액 | 3조9436억원 (4조7519억원) |
| 환수액 | 2985억원 (3145억원) |
| 순발행 증감 | -7923억원 (-17.9%) |
| 기간 | 추석 전 10영업일 |
*출처=한국은행 추석 전 화폐공급 실적
하루 평균 3645억원
10영업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3645억원꼴이다. 작년 하루 평균 4437억원과 비교하면 792억원 적다.
한국은행은 올해 추석 연휴가 나흘로 비교적 짧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통상 연휴가 길수록 화폐 발행액은 늘어난다. 쉬는 날이 많으면 은행 창구가 닫혀 있는 기간도 길어지고, 이동과 모임이 늘면서 현금을 쓸 일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연휴 기간에 은행 영업이 멈춰도 현금이 필요한 곳은 그대로다. 전통시장과 노점, 경조사비처럼 카드가 닿지 않는 지출이 명절에 몰린다. 금융기관이 미리 현금을 확보해 두는 이유다.
연휴 뒤 돌아오는 돈
명절 전에 나간 돈은 대부분 연휴가 끝난 뒤 다시 한국은행으로 돌아온다. 가계가 쓴 현금이 상인과 기업을 거쳐 은행에 예치되고, 은행은 필요 이상으로 쌓인 현금을 한국은행에 반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석 전 순발행액은 그 자체로 통화량이 늘었다는 뜻이 아니다. 명절이라는 특정 시점에 현금 수요가 얼마나 몰렸는지를 보여주는 계절 지표에 가깝다.
이 숫자가 해마다 줄어드는 배경으로는 간편결제와 계좌이체 확산도 자주 거론된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한국은행이 밝힌 이유는 연휴 길이다. 결제 수단 변화가 얼마나 작용했는지는 이번 자료만으로는 가려낼 수 없다.
같은 날 소비심리는 반등
한국은행은 이날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도 함께 내놨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6.6으로 전월보다 2.1p 올랐고, 소비지출전망 CSI도 110으로 1p 상승했다.
현금 공급은 줄었는데 소비 심리는 나아진 모습이다. 두 숫자가 어긋나 보이지만 성격이 다르다. 화폐공급은 연휴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계절 지표이고, 소비심리는 앞으로의 지출 계획을 묻는 설문 결과다.
명절 소비가 실제로 어땠는지는 연휴가 끝난 뒤 확인된다. 볼 기준값은 환수 실적이다. 추석 전에 나간 3조6451억원 가운데 얼마가, 얼마나 빨리 돌아오는지가 명절 현금 흐름의 뒷면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