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일주일 사이 폭락과 폭등, 재하락을 차례로 거쳤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8.00포인트(5.12%) 내린 6,257.45로 마감했고, 4일에도 오후 1시 기준 6,175선에서 움직이며 약세를 이어갔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17.9% 뛰었던 지수가 이틀 만에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한 것이다.
지수 자체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수급이다. 3일 하루 외국인은 3조8,708억원, 기관은 2조6,600억원을 순매도했다. 두 주체가 하루에 6조5,000억원 넘게 팔았고, 그 물량을 개인이 6조4,338억원 순매수로 받아냈다.
닷새 만에 21% 빠지고, 하루 만에 18% 올랐다
이번 변동성의 출발점은 7월 하순이다. 코스피는 7월 23일 7,096.89로 고점을 찍은 뒤 24일 6,690.62, 28일 6,023.66, 29일 5,663.24를 거쳐 30일 5,593.56까지 밀렸다. 다섯 거래일 만에 21.2% 하락한 것으로, 지수가 3개월 만에 되돌아간 수준이었다.
그런데 31일 지수는 6,595.45로 마감하며 하루에 17.9% 급등했다.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가 몰린 결과였지만, 하루 등락폭이 이 정도로 벌어지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시장 상태로 보기 어렵다. 변동성이 커졌다는 것은 가격을 결정하는 참여자들의 합의가 무너졌다는 뜻이다. 같은 자산을 두고 누구는 지금이 바닥이라 보고 누구는 아직 멀었다고 볼 때 호가가 크게 벌어지고, 작은 물량에도 지수가 크게 흔들린다.
3일과 4일의 하락은 그 반등이 얼마나 얇았는지를 보여준다. 31일 6,595.45에서 4일 오후 6,175선까지 6.4% 되밀렸다. 4일 장중 저점은 6,080.25로, 6,100선마저 잠시 내줬다.
판 것은 반도체였고, 산 것은 그 밖이었다
3일 하락은 지수 전체가 고르게 빠진 것이 아니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4조3,814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날 코스닥은 오히려 17.59포인트(2.44%) 오른 737.35로 마감했다.
대형 반도체주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 두 종목의 매도만으로 코스피는 5% 넘게 밀릴 수 있다. 반면 코스닥이 오른 것은 자금이 시장을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라 반도체에서 다른 업종으로 옮겨갔음을 시사한다. 지수 하락률만 보고 시장 전체가 무너졌다고 읽으면 실제와 어긋난다.
개별 종목 흐름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삼성전자는 7월 29일 장중 189,200원까지 밀렸다가 31일 262,500원으로 마감했고, 이후 3일 239,500원, 4일 230,000원으로 이틀 연속 내렸다. SK하이닉스도 29일 장중 1,246,000원에서 31일 1,718,000원으로 올랐다가 3일 1,567,000원, 4일 1,523,000원으로 되밀렸다.
거래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
주목할 변화는 거래량이다. 삼성전자 거래량은 7월 29일 6,555만주, 31일 5,847만주에 달했지만 4일에는 1,874만주로 줄었다. 급락기와 급등기에 쏟아졌던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됐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고, 매수와 매도 양쪽 모두 관망으로 돌아섰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다.
거래량이 줄어든 상태의 하락은 대체로 급락기의 투매와는 성격이 다르다. 다만 거래량 감소가 곧 바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참여자가 줄어든 시장은 적은 물량으로도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변동성이 다시 커질 여지도 함께 남는다.
지금 확인할 것
확인된 사실은 세 가지다. 지수는 7월 23일 고점 대비 여전히 13% 아래에 있고, 3일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의 반도체 대형주 집중 매도가 주도했으며, 같은 날 코스닥은 올랐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조정이 어디서 멈추는지다.
방향을 미리 단정하기보다 몇 가지 기준값을 두고 보는 편이 낫다. 지수로는 4일 장중 저점인 6,080선이 다시 깨지는지, 그리고 7월 30일 저점 5,593선이 유효한지가 1차 확인점이다. 수급으로는 외국인 순매도가 3일 같은 규모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규모가 줄어드는지가 중요하다. 지수 등락률보다 외국인 매매 방향이 먼저 바뀌는 경우가 많다.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그 밖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지, 아니면 다시 좁혀지는지를 함께 보면 지금 시장이 업종 순환인지 전체 조정인지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