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300선 문턱에서 한 주를 시작했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6% 오른 6,299.85로 마감했다. 7일 종가 6,258.77에서 41.08포인트 올랐지만 6,300선은 0.15포인트 차이로 넘지 못했다.
지수는 오르는데 대형주는 움직이지 않았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23만1,000원으로 보합이었고 SK하이닉스는 142만3,000원으로 0.07%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 상승분은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6,300은 회복선이지 고점이 아니다
지금의 6,300선은 신고가 부근이 아니라 급락 이후의 회복 구간이다. 코스피 사상 최고 종가는 6월 30일 기록한 8,476.48이다. 현재 지수는 그보다 25.68% 낮다. 두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지수의 4분의 1이 사라진 자리에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낙폭이 집중된 것은 7월이었다. 7월 말 종가는 6,595.45로 한 달 동안 1,881.03포인트, 22.19% 떨어졌다. 하락은 8월 초까지 이어져 3일 종가는 6,257.45까지 밀렸다. 지금 지수는 8월 3일 대비로는 0.68% 올랐지만 7월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4.48% 낮다.
정리하면 지수는 7월 급락분의 극히 일부만 되돌린 상태다. 6,300선 돌파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그것이 신고가여서가 아니라, 8월 들어 지수가 6,250에서 6,300 사이 좁은 구간에 일주일 넘게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구간의 위쪽 경계가 6,300이다.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 물량을 거의 다 받았다
8월 첫 주 수급을 보면 시장을 떠받친 주체가 분명하다. 개인 투자자는 7조8,908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5조9,391억원, 기관은 2조3,09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을 합친 순매도 8조2,490억원 가운데 95.7%를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이런 수급 구조는 해석이 갈린다. 개인 매수세가 하락을 막아준 것은 사실이다. 개인이 받아주지 않았다면 8조원대 매도 물량이 그대로 지수에 반영됐을 것이다. 다만 개인 자금은 기관 자금보다 보유 기간이 짧고 손실 구간에서 견디는 힘이 약한 편이다. 지수가 다시 밀릴 경우 매수 주체가 곧바로 매도 주체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로 외국인의 5조9,391억원 순매도는 규모 자체가 크다. 외국인이 파는 국면에서 지수가 추세적으로 오른 사례는 많지 않다. 6,300선 위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개인 매수만으로는 부족하고 외국인 순매도가 멈추는 것이 먼저 확인돼야 한다.
이번 주 방향은 12일 밤 미국 물가에 달렸다
이번 주 국내 증시가 볼 지표는 국내가 아니라 미국에 있다. 12일 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일 밤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14일은 12월 결산법인의 반기보고서 제출 시한이다.
물가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다음 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연방기금금리는 연 3.50~3.75%다. 연준은 최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일부 위원이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시장에서는 7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실제로 둔화가 확인되면 인상론의 근거가 약해진다.
이 흐름은 이미 시장금리에 일부 반영돼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6%로 일주일 전보다 0.06% 내렸고 달러인덱스는 99.72로 0.24% 하락했다. 달러가 약해지고 미국 금리가 내려가면 외국인이 신흥국 주식을 담기에 유리한 환경이 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멈출지 여부가 물가 지표에 걸려 있다고 보는 이유다.
미국 증시는 이미 크게 올랐다
참고로 미국 증시는 같은 기간 국내와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나스닥지수는 2만6,690.62로 7일간 6.24% 올랐고 S&P500지수는 7,757.64로 4.30% 상승했다. 미국 증시 변동성지수(VIX)는 14.90으로 일주일 새 12.81% 떨어져 시장의 불안 심리가 진정됐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258.77에서 6,299.85로 0.66%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증시가 6% 넘게 오르는 동안 국내 증시는 사실상 제자리였다. 7월 급락의 원인이 미국발 변수만은 아니었다는 뜻이며, 미국 물가 지표가 좋게 나오더라도 국내 증시가 같은 폭으로 따라 오를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통화정책 일정도 뒤에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열린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75%로 7월 회의에서 2.50%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인상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 확인할 것
확인된 것은 지수가 6,250에서 6,300 사이 좁은 구간에 머물러 있고, 그 구간을 개인 매수가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반등이 추세 전환인지 하락 중 되돌림인지다. 6월 고점 대비 25.68% 낮은 자리에서 나온 0.68% 반등만으로는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
이번 주에 볼 기준은 세 가지다. 첫째는 12일 밤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다. 둔화가 확인되면 미국 금리와 달러가 추가로 내려갈 여지가 생긴다. 둘째는 외국인 수급이다. 8월 첫 주 5조9,391억원 순매도가 순매수로 돌아서는지, 최소한 순매도 규모가 줄어드는지를 봐야 한다. 셋째는 지수 자체다. 위로는 6,300선을 종가로 지켜내는지, 아래로는 8월 3일 저점권인 6,257선이 유지되는지가 구간 이탈 여부를 가른다. 이 선이 깨지면 7월 하락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