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자리로 올라섰다. 30년물 금리는 장중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은 뒤 5.284%로 거래를 마쳤다.

10년물은 4.708%였다. 이날 하루로는 1.6bp 내렸지만 4.7%대라는 자리 자체가 높다. 1bp는 0.01%포인트다.

금리를 밀어 올린 것은 중동이었다. 현지시간 17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시한이 성과 없이 끝났고, 국제유가가 3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협상 시한 종료, 유가 3주 최고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를 맺으면서 60일의 협상 기한을 뒀다. 그 기한이 17일 만료됐고 양측 모두 연장을 거부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 9월물은 배럴당 84.94달러로 0.52%, 44센트 올랐다. 지난 7월 24일 이후 가장 높다.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91.02달러로 0.17%, 15센트 상승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도 공급 불안을 키웠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가 빠져나가는 좁은 길목이다. 이곳의 통항이 막히면 실제 생산량과 무관하게 시장에 도달하는 물량이 줄어든다.

유가가 오르면 금리가 오르는 이유

유가와 국채금리가 함께 오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기름값은 거의 모든 물건의 원가에 들어간다. 운송비와 제조 원가를 타고 물가 전반으로 번진다.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올 것이라는 예상이 생긴다.

채권을 사는 쪽에서 보면 물가가 오를수록 나중에 돌려받는 돈의 실질 가치가 깎인다. 그래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되고, 그 결과가 국채금리 상승이다.

여기에 재정 부담이 겹쳤다. 갚아야 할 국채가 많을수록 시장이 요구하는 금리도 올라간다. 장기물인 30년물이 10년물보다 크게 오른 배경이다.

금은 왜 같이 오르지 않았나

흔히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 금이 오른다고들 한다. 이날은 반대였다.

뉴욕상품거래소 12월물 금은 온스당 4,420.60달러로 1.2% 내렸다. 현물 금도 4,364.90달러로 1.1% 하락했다.

금은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이다. 들고 있어도 배당이나 이자가 나오지 않는다. 국채금리가 4~5%대로 올라가면 이자를 주는 자산과 비교했을 때 금을 들고 있는 대가가 커진다.

이번에는 지정학적 불안이 금을 끌어올리는 힘보다, 금리 상승이 금을 눌러 내리는 힘이 더 셌다는 뜻이다. 안전자산이라고 해서 위기 때 항상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사례다.

미 국채 30년물5.284% (-2.6bp, 장중 2007년 이후 최고)
미 국채 10년물4.708% (-1.6bp)
WTI 9월물배럴당 84.94달러 (+0.52%)
브렌트유 10월물배럴당 91.02달러 (+0.17%)
금 12월물온스당 4,420.60달러 (-1.2%)
달러인덱스99.63 (+0.09%)

*출처=현지시간 18일 종가 기준

19일 밤 연준 의사록 공개

다음 재료는 정해져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현지시간 19일 오후 2시, 한국시간으로 20일 새벽에 공개된다.

7월 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다만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로리 로건,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등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3명이 0.25%포인트 인상에 표를 던졌다.

의사록의 무게가 평소보다 큰 이유는 케빈 워시 의장의 소통 방식 때문이다. 워시 의장은 앞으로의 정책 경로를 미리 알려주는 방식을 꺼린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성명서에도 명시적인 선제 안내가 담기지 않았다.

연준이 말을 아낄수록 회의록에 남은 논의 내용이 유일한 단서가 된다. 시장이 이번 의사록을 주목하는 배경이다.

현재 시장은 9월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65% 안팎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절반 수준이던 것이 물가와 고용 지표를 거치며 올라왔다.

정리

확인된 것은 세 가지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자리에 있다는 것, 유가가 3주 만에 최고로 올라섰다는 것, 그리고 그 조합이 금과 위험자산을 동시에 눌렀다는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것이 얼마나 갈지다. 협상 시한 만료는 확정된 사실이지만 이후 협상 재개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

당분간 볼 기준값은 세 개다. 30년물이 5.28% 위에 머무는지, 서부텍사스산원유가 85달러선을 넘어 자리를 잡는지, 그리고 의사록에서 인상을 주장한 3명의 논거가 얼마나 폭넓게 공유됐는지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소수 의견이 위원회 안에서 얼마나 힘을 얻고 있느냐에 따라 9월 회의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