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우리나라의 8월 경상수지가 461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달 98억5000만달러의 4.7배다. 한국은행이 8일 오전 8시 발표한 ‘2026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른 것이다.
7월 흑자 420억8000만달러보다도 40억3000만달러 늘었다. 1~8월 누적 흑자는 279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6억7000만달러의 4.0배에 이른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팔고, 해외에서 이자와 배당을 주고받은 결과를 모두 더한 값이다. 흑자는 그만큼 달러가 나라 안으로 들어왔다는 뜻이다.
상품수지 468억달러 흑자
흑자의 대부분은 상품수지에서 나왔다. 8월 상품수지는 468억1000만달러 흑자였다. 수출은 104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1% 늘었고, 수입은 579억9000만달러로 23.8%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가 수출을 이끌었다. 8월 반도체 수출은 468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6.1% 늘었다. 전체 통관 수출 982억8000만달러의 47.7%다.
정보통신기기 수출도 92억6000만달러로 137.4% 늘었다. 석유제품은 68억8000만달러로 64.9% 증가했다. 유가 상승이 수출 단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모든 품목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승용차 수출은 36억4000만달러로 30.1% 줄었고, 선박은 16억3000만달러로 45.2% 감소했다.
| 구분 | 내용 |
| 경상수지 | 461억1000만달러 흑자(전년 동월 98억5000만달러) |
| 상품수지 | 468억1000만달러 흑자 |
| 서비스수지 | 16억8000만달러 적자 |
| 본원소득수지 | 19억2000만달러 흑자 |
| 이전소득수지 | 9억4000만달러 적자 |
| 1~8월 누적 | 2792억달러 흑자(전년 동기 696억7000만달러) |
*출처=한국은행 2026년 8월 국제수지(잠정)
중국 수출 119% 늘어
지역별로는 중국과 동남아가 가장 크게 늘었다. 중국 수출은 24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9.4%, 동남아는 344억7000만달러로 91.7% 증가했다. 미국 수출도 165억달러로 89.2% 늘었다.
유럽연합(EU) 수출은 66억3000만달러로 14.6% 늘어 증가폭이 7월 56.1%에서 크게 줄었다. 중동 수출은 11억9000만달러로 14.9% 감소했다.
수입에서는 원유 도입 단가가 눈에 띈다. 8월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90.7달러로 1년 전 73.2달러보다 23.8% 올랐다. 도입 물량은 9130만배럴로 2.2% 줄었는데도 원유 수입액은 82억8000만달러로 21.1% 늘었다.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30억2000만달러로 96.5% 증가했다.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 설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여행수지 적자 7억7000만달러
서비스수지는 16억8000만달러 적자로 7월 19억7000만달러보다 적자가 줄었다.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이 늘며 여행수지 적자가 7월 3억4000만달러에서 7억7000만달러로 커졌다.
운송수지는 수출 화물이 늘며 흑자가 7월 6000만달러에서 5억2000만달러로 불어났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 적자는 5억4000만달러에서 3억9000만달러로 줄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9억2000만달러로 7월 43억5000만달러의 절반 아래로 줄었다. 배당소득 흑자가 38억3000만달러에서 11억8000만달러로 줄어든 탓이다. 분기 배당이 몰리는 달이 지나며 나타나는 계절적 흐름이다.
외국인 증권자금은 48억달러 순유출
돈의 흐름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은 402억3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166억달러 늘었고, 이 가운데 주식이 101억5000만달러였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48억5000만달러 줄었다. 채권에서 43억8000만달러, 주식에서 4억7000만달러가 빠졌다. 1~8월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는 1007억7000만달러 감소로 집계됐다.
정리하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는 크게 늘었지만 외국인 증권자금은 빠져나가고, 내국인은 해외 주식을 계속 사들이는 구조다. 경상흑자가 커져도 원화 강세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준비자산은 121억9000만달러 늘었다. 9월 이후 흐름은 다음 달 초 나오는 9월 국제수지에서 확인된다. 볼 지점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200%대를 유지하는지, 배럴당 90달러대 원유 단가가 수입액을 얼마나 더 밀어 올리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