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9월 수입물가가 넉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 수입품 값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했지만, 국제유가가 한 달 새 30% 가까이 뛰면서 그 효과를 덮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6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59.37(2020년=100)로 8월 156.68보다 1.7%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6% 높다.
수입물가는 5월 0.2% 오른 뒤 6월 4.2%, 7월 1.0%, 8월 2.2% 석 달 연속 내렸다. 9월 상승으로 하락 흐름이 끊겼다.
두바이유 배럴당 113.71달러, 28.1% 상승
상승을 이끈 건 원유다. 한국이 주로 들여오는 두바이유 가격은 9월 평균 배럴당 113.71달러로 8월 88.75달러보다 28.1%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2.4% 비싸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 수입가격이 한 달 새 21.6% 뛰었다. 원유가 속한 광산품은 10.8% 올랐고, 원재료 전체로는 9.6% 상승했다.
석유제품도 함께 올랐다. 중간재 가운데 제트유는 14.1%, 선박 연료로 쓰이는 벙커C유는 5.6% 상승했다. 다만 중간재 전체는 1차금속제품 등이 내리면서 1.7%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2.4%, 2.3% 내렸다. 유가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품목은 환율 하락 효과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 구분 | 내용 |
| 수입물가(원화 기준) | 전월 대비 1.7% 상승, 전년 동월 대비 17.6% 상승 |
| 수입물가(계약통화 기준) | 전월 대비 4.9% 상승 |
| 원재료 | 9.6% 상승 (원유 21.6%) |
| 중간재 | 1.7% 하락 |
| 자본재, 소비재 | 2.4% 하락, 2.3% 하락 |
| 두바이유(월평균) | 배럴당 88.75달러 → 113.71달러 |
| 원·달러 환율(월평균) | 1406.30원 → 1359.00원 |
9월 원·달러 환율은 월평균 1359.00원으로 8월 1406.30원보다 3.4% 내렸다. 같은 1달러짜리 물건을 들여와도 원화로 치르는 값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환율 영향을 걷어낸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4.9% 올랐다. 원화 기준 상승률 1.7%의 세 배에 가깝다. 환율이 내리지 않았다면 수입물가 상승폭이 훨씬 컸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수입물가는 기업이 원재료를 사 오는 단계의 가격이다. 이 비용이 오르면 보통 1~3개월 시차를 두고 공장에서 나가는 생산자물가, 이어 가계가 사는 소비자물가로 옮겨 간다. 기름값처럼 여러 산업에 두루 쓰이는 원재료일수록 파급 범위가 넓다.
수출물가는 원화 기준 182.29로 전월보다 0.8% 내렸다. 환율 하락으로 운송장비(3.2%), 전기장비(3.1%) 등 대부분 품목의 원화 환산 가격이 낮아졌다.
석탄및석유제품은 거꾸로 8.5% 올랐다. 휘발유가 17.9%, 경유가 8.3% 상승했다. 비싸게 들여온 원유를 정제해 다시 내보내는 구조라 수출가격에도 유가가 반영됐다.
반도체는 전월 대비로는 숨을 골랐다. D램 수출가격은 1.2% 내렸지만 1년 전보다는 239.5% 높다. 플래시메모리도 전년 동월 대비 235.9% 올라 있다. 수출물가 전체가 1년 새 40.9% 오른 배경이다.
수출과 수입 가격을 함께 본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4% 올랐다. 수출 1단위로 사 올 수 있는 수입품이 1년 전보다 4분의 1가량 많아졌다는 뜻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내렸다.
이번 수치는 잠정치이며 다음 달 발표 때 확정된다. 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로 얼마나 옮겨 가는지는 한은이 21일 내놓는 9월 생산자물가에서 먼저 드러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00%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10달러대에 머무는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을 지키는지가 수입물가의 다음 방향을 가를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