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9월 수출이 120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수출이 12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5% 늘었다. 수입은 26.0% 늘어난 710억9000만달러였다.

무역수지는 498억5000만달러 흑자다. 지난해 9월 흑자 95억달러와 비교하면 403억7000만달러가 더 남았다. 월간 흑자가 400억달러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월 수출 1위·2위·3위 모두 올해

역대 월 수출 순위를 보면 올해의 흐름이 드러난다. 1위가 이번 9월(1209억달러), 2위가 6월(1020억달러), 3위가 7월(992억달러)이다. 상위 3개 달이 모두 2026년에 몰려 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56억3000만달러로 105% 늘었다. 일평균 기준으로도 처음 50억달러를 넘었다. 종전 1위는 6월의 45억3000만달러였다.

일평균 수치를 따로 보는 이유가 있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9월에 있었고 지난해는 10월이었다. 일하는 날이 적었던 달에 총액이 오히려 사상 최대를 찍었다는 뜻이다.

1~9월 누적 수출은 8145억달러로 56.8% 늘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실적 7093억달러를 석 달 앞당겨 넘어섰다. 누적 무역흑자는 2525억달러다.

반도체 비중 50% 육박

성장의 중심은 반도체다. 9월 반도체 수출은 603억달러로 지난해 9월(166억2000만달러)의 3.6배가 됐다. 증가율은 262.8%다. 단일 품목이 한 달에 6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49.9%다. 수출 1달러 가운데 절반이 반도체에서 나왔다는 의미다. 반도체를 뺀 나머지 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23%였다.

산업부는 메모리 수요 증가로 물량이 늘고 고정가격도 오른 점을 이유로 들었다. 고정가격은 제조사가 대형 고객사와 계약하는 기준 가격이다. DDR5 16Gb 고정가격은 5월 37.5달러에서 9월 48.0달러로 28% 올랐다. 낸드 128Gb는 같은 기간 26.5달러에서 30.6달러가 됐다.

AI 서버 수요를 타고 컴퓨터(SSD 포함) 수출도 70억달러로 435.3% 늘었다. 무선통신기기는 21억4000만달러(+23.4%)로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품목9월 수출액(증감률)
반도체603.0억달러(+262.8%)
석유제품72.2억달러(+72.0%)
컴퓨터70.0억달러(+435.3%)
자동차60.5억달러(-5.5%)
일반기계40.7억달러(-3.2%)
석유화학39.5억달러(+5.1%)
선박37.6억달러(+29.9%)
화장품15.1억달러(+31.4%)

*출처=산업통상부 9월 수출입 동향

유가 113달러, 숫자 뒤의 물량 감소

모든 품목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증가한 품목은 11개였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72억2000만달러로 72.0% 늘었다. 하지만 수출 물량은 오히려 6.9% 줄었다. 석유화학도 금액은 5.1% 늘었지만 물량은 19.1% 감소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13.7달러로 1년 전보다 62.4% 오르면서 단가가 금액을 끌어올린 결과다.

같은 이유로 수입 쪽 부담도 커졌다. 에너지 수입은 129억6000만달러로 38.0% 늘었다. 원유 수입액은 80억달러로 38.4% 증가했는데, 물량은 2.0% 늘어난 데 그쳤고 단가가 35.7% 올랐다.

자동차 수출은 60억5000만달러로 5.5% 줄었다. 산업부는 추석 연휴 이동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고차 수출 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일평균으로 계산하면 5.5% 늘었다.

지역별로는 9대 지역 중 6곳에서 늘었다. 중국 260억1000만달러(+122.7%), 미국 243억3000만달러(+137.0%), 아세안 212억9000만달러(+92.6%) 순이다. 아세안 수출이 2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반면 중동은 16억달러로 14.1% 줄었고 독립국가연합(CIS)은 38.2% 감소했다.

연 1조달러까지 1855억달러

올해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 가능성도 커졌다. 남은 금액은 1855억달러다. 10~12월 석 달 동안 월평균 618억달러만 내면 된다. 9월 실적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지금 숫자의 상당 부분은 가격에서 나온다. 반도체는 메모리 고정가격이, 석유제품은 유가가 금액을 밀어 올렸다. 가격이 꺾이면 증가율도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같은 점을 짚었다. 김 장관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은 여전히 우리 수출에 큰 변수”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는 세 가지다. 매월 발표되는 DDR5 고정가격이 48달러 선을 지키는지, 반도체를 뺀 품목의 증가율이 20%대를 유지하는지, 두바이유가 100달러 위에 머무는지다. 10월 수출입 동향은 다음 달 초 나온다.

대표 사진=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dalbera / CC BY 2.0 (플리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