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기업끼리 거래하는 물건값이 1년 전보다 7.7%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공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2020=100)는 129.78로 전년 동월 120.54보다 7.7% 올랐다.

상승률은 8월 7.9%보다 0.2%p 낮아졌다. 그래도 4월 이후 여섯 달 연속 7%를 넘었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랐다. 8월 129.58에서 0.20p 높아졌다.

4월부터 6개월째 7% 넘어

생산자물가는 올해 초만 해도 안정적이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으로 계산하면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월 1.9%, 2월 2.5%였다.

3월 4.1%로 올라선 뒤 4월 7.2%로 뛰었다. 5월에는 8.6%로 올해 가장 높았고 6월 8.5%, 7월 7.7%, 8월 7.9%, 9월 7.7%로 이어졌다.

정점이던 5월보다 0.9%p 내려왔지만 연초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지수 자체는 5월 129.98 이후 넉 달째 129~130 사이에 머물러 있다.

오름세가 멈췄는데도 상승률이 높은 이유는 비교 대상 때문이다. 상승률은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는데, 지난해 지수는 120 안팎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석탄 및 석유제품 53.6%

품목별로 보면 에너지 관련 공산품이 상승을 이끌었다. 석탄 및 석유제품 지수는 277.05로 1년 전 180.34보다 53.6% 높다.

휘발유, 경유, 나프타 같은 정유 제품이 여기에 들어간다.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화학제품도 1년 새 17.5% 올랐다.

그 결과 공산품 전체가 전년 동월 대비 12.0% 올랐다. 공산품은 생산자물가에서 비중이 가장 큰 부문이다.

한국은행 가중치로 보면 공산품이 1000 가운데 480.8, 서비스가 413.4를 차지한다. 공산품 가격이 1% 오르면 총지수는 0.5% 가까이 움직이는 구조다.

9월 한 달만 보면 농림수산품이 2.6%,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이 1.3% 올랐다. 공산품은 0.04% 오르는 데 그쳤고 서비스는 0.1% 내렸다.

구분전월 대비 / 전년 동월 대비
생산자물가 총지수+0.2% / +7.7%
농림수산품+2.6% / +3.3%
공산품0.0% / +12.0%
석탄 및 석유제품+0.9% / +53.6%
화학제품+1.0% / +17.5%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1.3% / +3.1%
서비스-0.1% / +3.9%

*출처=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9월 잠정치), 지수로 계산

소비자물가와 4.8%p 차이

생산자물가는 공장이나 도매 단계에서 기업이 주고받는 가격이다. 원재료와 중간재 값이 오르면 몇 달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 사는 물건값에 옮겨붙는 경우가 많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으로 전년 동월 117.06보다 올랐다.

생산자물가 상승률 7.7%와는 4.8%p 차이가 난다. 기업이 늘어난 원가를 아직 판매가격에 다 넘기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이 격차는 기업 이익에는 부담이고, 소비자에게는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신호다. 원가 부담이 쌓인 기업이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 소비자물가가 따라 움직인다.

다음 확인은 11월 초 소비자물가

한국은행은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7월과 8월 두 차례 0.25%p씩 올린 뒤 처음으로 쉬어 갔다.

환율은 원가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매매기준율은 22일 1325.5원으로 9월 22일 1384.3원보다 4.2% 낮다. 달러로 사 오는 원유와 원자재 값이 원화로는 그만큼 싸진다.

다음 판단 재료는 11월 초 발표되는 10월 소비자물가다. 9월 2.9%에서 다시 3%대로 올라서는지가 첫 기준이다.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0%대에 머물고 있어 상승 속도는 둔해졌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7%대 수준이 소비자물가로 얼마나 넘어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