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다시 올렸다. ECB는 10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3대 정책금리를 각각 0.2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는 연 2.50%, 기준금리 격인 주요 재융자금리는 2.65%, 한계대출금리는 2.90%가 된다. 새 금리는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ECB는 결정문에서 중동 분쟁이 계속해서 물가 압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밝혔다.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판단도 함께 내놨다.
6월 이후 두 번째 인상
ECB의 금리 인상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ECB는 지난 6월 11일 3대 금리를 0.25%p씩 올려 예금금리를 2.25%로 맞췄다. 7월 23일 회의에서는 동결하며 에너지 가격의 흐름을 지켜봤다.
두 달 사이 판단이 다시 인상 쪽으로 기운 셈이다. 7월에는 에너지 가격이 물가 전반으로 번지는지를 더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번에는 그 확인을 마쳤다고 보고 한 번 더 움직였다.
ECB에는 금리가 세 가지 있다. 이 가운데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예금금리다. 은행들이 남는 돈을 ECB에 맡길 때 받는 이자로, 유로존 단기 시장금리의 바닥 역할을 한다.
| 구분 | 내용 |
|---|---|
| 예금금리 | 2.25% → 2.50% |
| 주요 재융자금리 | 2.40% → 2.65% |
| 한계대출금리 | 2.65% → 2.90% |
| 적용일 | 2026년 9월 16일 |
| 2026년 물가 전망 | 3.0% |
| 2026년 성장률 전망 | 0.9% |
*출처=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 결정문(6월 11일·7월 23일·9월 10일)
근원물가 내년 2.6%
ECB 실무진이 새로 내놓은 전망을 보면 인상 이유가 드러난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평균 3.0%, 2027년 2.5%, 2028년 2.1%로 예상됐다. ECB의 물가 목표인 2%에 닿는 시점은 2028년에야 가까워진다.
눈여겨볼 대목은 근원물가다.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2.5%에서 2027년 2.6%로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봤다. 2028년에야 2.3%로 내려온다.
근원물가가 내년에 더 오른다는 것은 에너지 충격이 다른 품목으로 옮겨 붙고 있다는 뜻이다. 기름값이 오르면 운송비와 서비스 가격이 뒤따라 오르는데, 이를 2차 효과라고 부른다. 중앙은행이 가장 경계하는 흐름이다.
경기는 예상보다 버티고 있다. 성장률 전망은 올해 0.9%, 2027년 1.4%, 2028년 1.5%로 제시됐다. ECB는 올해와 내년 전망을 모두 올려 잡으면서 유로존 경제의 회복력이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버틴다는 판단이 금리를 올릴 여지를 만들었다.
독일 DAX 이틀 새 2.5% 하락
외환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유로·달러 환율은 10일 1.1634달러에서 11일 1.1614달러로 소폭 내렸다. 인상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결정 자체보다 향후 경로에 관심이 쏠렸다.
주식시장은 금리와 유가 부담을 함께 받았다. 독일 DAX 지수는 8일 26007.63에서 10일 25361.15로 이틀 새 2.5% 내렸다. 유로스톡스50 지수도 같은 기간 6413.17에서 6268.97로 2.2% 하락했다.
원·유로 환율은 11일 1561원대를 기록했다. 유럽 여행이나 유로화 결제를 앞둔 이용자에게는 유로 가치가 금리 인상에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다음 주 연준 결정
ECB는 앞으로의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지 않았다. 결정문은 지표에 따라 회의마다 판단하겠다는 원칙을 되풀이했다. 추가 인상을 예고하지도, 인상 종료를 선언하지도 않았다.
주요 중앙은행의 방향은 인상 쪽으로 모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렸다. 미국 연준은 15~16일 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기준 0.25%p 인상 확률은 지난 7일 58.7%였다.
확인된 것은 ECB가 물가 위험을 경기 위험보다 크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마지막 인상인지다.
다음에 볼 숫자는 두 가지다. 이달 말 나올 유로존 9월 소비자물가 속보치가 3%를 넘는지, 그리고 근원물가가 ECB 전망인 2.5% 위로 올라서는지다. 두 수치가 전망을 웃돌면 추가 인상론이 힘을 얻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