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일주일 새 5.07% 상승, 4,461달러
VIX는 15선, 공포가 아닌 다른 이유
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금값이 온스당 4,400달러대에 자리를 잡았다. 12일 오후 2시 12분 기준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461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1.78% 올랐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5.07% 상승이다. 짧은 기간에 붙은 폭이 작지 않다.
같은 시각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소폭 약세였다. 금이 오르면 주식이 밀린다는 통상의 그림과는 결이 달랐다.
8월 들어 8% 상승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온스당 4,456.70달러로 0.35% 올랐고, 장중 4,457달러까지 닿았다.
흐름을 넓게 보면 상승은 이달 내내 이어졌다. 투자분석업체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 집계에 따르면 금 선물은 8월 들어 약 8% 올랐다.
지난주에만 주간 기준 7.1% 상승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 폭이다.
| 구분 | 내용 |
| 금 선물 | 온스당 4,461달러 (1일 +1.78%, 7일 +5.07%) |
| 달러인덱스 | 99.88 (1일 +0.06%, 7일 +0.19%) |
| 미 10년물 금리 | 4.68% (1일 -0.32%) |
| VIX | 15.28 (1일 -1.16%, 7일 -3.66%) |
| 나스닥 | 26,445.45 (7일 +2.05%) |
| S&P500 | 7,728.20 (7일 +1.68%) |
*출처=야후파이낸스, 12일 오후 2시 12분 기준
공포지수는 오히려 내렸다
금이 오르면 시장이 겁을 먹었다고 해석하기 쉽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설명이 잘 맞지 않는다.
미국 변동성지수(VIX)는 15.28로 하루 새 1.16%, 일주일 새 3.66% 내렸다. VIX는 향후 30일간 주가가 얼마나 출렁일지에 대한 시장의 예상치를 지수로 만든 것으로, 흔히 공포지수라 불린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2.05%, S&P500은 1.68% 올랐다. 주식은 오르고 변동성 기대는 낮아졌는데 금만 급등한 셈이다.
즉 이번 금값 상승은 증시 붕괴를 걱정한 대피성 매수로 보기 어렵다. 다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지정학과 물가, 두 갈래 이유
첫째는 지정학이다. 이란과 미국, 예멘 후티 세력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졌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겹쳤다. 이런 사안은 주가지수보다 실물 자산 수요를 먼저 자극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는 물가다. 금은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이라 금리가 높으면 불리하다. 반대로 물가가 오르는데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 실질 금리가 낮아지며 금을 들고 있는 부담이 줄어든다.
실질 금리란 명목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다. 이 값이 낮아질수록 이자 없는 금의 상대적 매력이 커진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68%로 0.32% 내렸다. 달러인덱스는 99.88로 큰 변화가 없었다. 금리가 눌리는 가운데 달러가 강하지 않았던 점도 금에는 우호적인 조합이었다.
오늘 밤 7월 물가지표
분수령은 몇 시간 뒤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동부시간 12일 오전 8시 30분,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9시 30분에 7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시장 예상치는 헤드라인 물가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3.4% 상승이다.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32%, 전년 대비 2.5%로 본다.
직전인 6월에는 전년 대비 3.5%였고 전월 대비로는 0.4% 하락했다. 헤드라인 기준으로 3.4%가 나오면 물가 오름세가 소폭 둔화되는 그림이다.
근원 물가는 변동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뺀 수치다. 유가처럼 출렁이는 항목을 걷어내고 물가의 바탕 흐름을 보려는 지표라 정책 판단에서 더 무겁게 다뤄진다.
국내 투자자에게 붙는 비용
국내에서 금에 투자할 때는 가격 말고 환율도 함께 따져야 한다. 국제 금 가격은 달러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는 99.88로 일주일간 0.19% 올랐다. 달러가 강해지면 같은 온스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늘어난다.
즉 국제 금값이 5% 올라도 원화로 환산한 수익률은 환율 방향에 따라 더 커지거나 줄어든다. 금 상장지수펀드나 골드뱅킹을 고를 때 환헤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에 볼 기준값
확인된 것은 금이 8월 들어 약 8% 올랐고, 그 상승이 주식 하락을 동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흐름이 물가 지표 발표 뒤에도 유지될지다.
시장에서는 지표 발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줄이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상승을 더 쫓기보다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쪽이다.
당분간 지켜볼 기준값은 세 가지다. 온스당 4,400달러선을 지키는지, 미 10년물 금리가 4.68%에서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VIX가 15선을 계속 밑도는지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가 밀리며 금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예상을 밑돌면 실질 금리가 더 낮아질 여지가 생긴다. 방향을 미리 단정하기보다 세 기준값이 함께 움직이는지를 보는 편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