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이달 12일부터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지금보다 더 크게 지을 수 있다. 건물 바닥면적 합계 한도가 660㎡에서 1000㎡로 약 51.5% 늘고, 다가구주택 층수 한도는 3개층에서 4개층으로 한 층 높아진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건축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지난 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이후 30년 넘게 유지된 기준이 바뀌는 것이다.

30여년 묶인 660㎡ 기준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은 흔히 ‘빌라’로 묶여 불리지만 법적 성격이 다르다. 다세대주택은 호수마다 따로 등기해 팔 수 있는 공동주택이다.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를 한 사람이 소유하고 여러 가구에 세를 주는 단독주택이다.

두 유형 모두 주택으로 쓰는 바닥면적 합계가 660㎡를 넘을 수 없었다. 다가구주택은 주택으로 쓰는 층수도 3개층 이하로 제한됐다.

문제는 이 한도가 다른 기준보다 먼저 걸렸다는 점이다. 땅에 허용된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이 남아 있어도 면적과 층수 제한에 막혀 건물을 더 키울 수 없었다. 넓은 땅일수록 활용하지 못하는 면적이 커졌다.

구분내용
다세대·다가구 면적 제한660㎡ → 1000㎡
다가구 층수 제한3개층 이하 → 4개층 이하
다세대 주민공동시설건축위원회 심의로 용적률 완화
일조 높이 기준(10m 초과~17m 이하)사선 제한 → 5m 고정 이격
시행일11월 12일

*출처=국토교통부

4층 다가구, 공용시설 다세대

국토부는 이번 개정으로 용적률 상한을 채우지 못하던 중·대규모 대지에서 증축과 재건축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8월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다.

건물 형태도 달라질 수 있다. 지금 빌라 상당수는 작은 원룸과 투룸을 촘촘히 넣은 구조다. 면적과 층수가 늘면 가구당 면적을 넓히거나 주민공동시설을 갖춘 주택을 짓기 쉬워진다.

다세대주택에 주민공동시설을 넣으면 지역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용적률을 더 받을 수 있는 근거도 생겼다.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수록 손해를 보던 구조를 고친 것이다.

일조 기준도 12일부터 완화

같은 날 개정 「건축법」의 일조권 완화 규정도 시행된다. 지금은 북쪽 이웃의 햇빛을 확보하려고 높이 10m를 넘는 부분을 계단처럼 깎아야 했다. 빌라 꼭대기 층이 비스듬히 꺾인 모양이 많은 이유다.

앞으로는 높이 10m 초과 17m 이하 구간에서 인접 대지 경계로부터 5m만 떨어지면 된다. 상층부를 깎아낼 필요가 줄어 실내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다.

이진철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이번 개정으로 도심 내 대지 활용도를 높여 일반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급 효과는 착공 실적으로

규제가 풀렸다고 곧바로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건축비, 대출 금리, 전세 수요가 맞아야 건축주가 실제로 짓는다. 주차장, 소방, 지방자치단체 조례 같은 다른 기준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시행 이후 비아파트 인허가와 착공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12일 시행 뒤 첫 분기 다세대·다가구 착공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나는지가 첫 번째 확인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