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미국 상원이 15일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안의 토론 개시 여부를 표결한다. 현지시간 오후 2시 15분으로 예정됐다.

이 표결은 법안을 통과시키는 절차가 아니다. 본회의에서 논의를 시작할지를 정하는 사전 관문이다.

60표를 넘어야 한다

절차의 이름은 토론 종결 동의다. 상원에서 안건을 본회의에 올리려면 100석 가운데 60석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공화당은 53석을 갖고 있다. 공화당 전원이 찬성해도 7표가 모자란다. 민주당에서 최소 7명이 넘어와야 관문을 통과한다.

이 문턱을 넘지 못하면 법안은 본회의 논의 자체를 시작하지 못한다. 남은 회기가 짧아 사실상 올해 처리는 어려워진다.

법안은 이미 하원을 지났다. 2025년 7월 17일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가결됐다. 상원에서는 올해 6월 1일 의사일정 423번에 올라 본회의 상정 요건을 갖췄다.

토큰을 세 갈래로 나눈다

법안의 정식 명칭은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법이다. 분량은 309쪽이다.

핵심은 관할 정리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어떤 코인을 어느 기관이 감독하는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 문제가 수년간 소송으로 다뤄져 왔다.

법안은 모든 토큰을 증권, 디지털상품, 스테이블코인 세 갈래로 나눈다. 그리고 갈래마다 담당 기관을 지정한다.

디지털상품 현물시장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전담한다. 거래소와 중개업자, 딜러의 등록 제도도 이 기관이 맡는다. 증권으로 분류된 자산은 증권거래위원회 소관으로 남는다.

구분 기준도 명시했다. 내부자가 유통량과 지배구조의 20% 미만을 보유하면 디지털상품으로 본다. 20%를 넘게 쥐고 있으면 증권으로 분류한다.

분산 정도를 따지겠다는 취지다. 소수가 통제하는 토큰은 발행 주체가 있는 증권에 가깝고, 통제권이 흩어진 토큰은 상품에 가깝다는 논리다.

법안 번호H.R. 3633
분량309쪽
하원 통과2025년 7월 17일, 294 대 134
상원 상정2026년 6월 1일 의사일정 423번
표결일9월 15일 현지시간 오후 2시 15분
필요 표수60표(공화당 53석)
분류 기준내부자 지분 20%

*출처=미 의회 의사일정, 법안 원문

남은 쟁점 세 가지

협상이 끝나지 않은 대목이 있다.

첫째는 윤리 조항이다. 공직자와 가상자산 업계의 이해관계를 어디까지 제한할지를 두고 양당의 입장이 갈린다.

둘째는 은행권의 반대다. 일부 조항에 대해 기존 금융권이 이견을 내고 있다.

셋째는 법안 단일화다. 상원 농업위원회가 따로 마련한 디지털상품 중개업자법과 내용을 맞춰야 최종 처리가 가능하다.

갤럭시리서치는 올해 안에 이 법안이 법률로 확정될 가능성을 10%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남은 의사일정이 짧다는 이유를 들었다.

통과하면 무엇이 바뀌나

이용자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거래소의 지위다.

지금 미국 거래소는 취급 종목이 증권으로 판정될 위험을 안고 영업한다. 어느 코인이 증권인지가 사전에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상장 여부를 소송 결과에 맡기는 구조인 셈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디지털상품으로 분류된 자산의 현물 거래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등록한 사업자가 취급한다. 감독 기관이 정해지면 상장과 폐지의 기준도 사전에 공개된다.

발행사 쪽에서는 공시 의무가 생긴다. 어느 갈래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제출해야 할 서류와 주기가 달라진다.

다만 이 모든 것은 법안이 최종 통과된 뒤의 이야기다. 15일 표결은 그 과정의 첫 단계다.

국내와 어떻게 이어지나

한국도 비슷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4일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내놓으며 시행 시점과 대상 상품을 담은 로드맵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을 기능에 따라 나누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지급결제형과 유틸리티형은 별도 입법으로, 증권형 토큰은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으로 다루는 구도다.

미국의 분류 기준이 국내 논의에 곧바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다만 글로벌 거래소와 발행사가 미국 기준을 따르는 경우가 많아 간접적인 영향이 생긴다.

확인된 것은 여기까지다. 표결 일정과 필요 표수, 법안의 분류 체계는 문서로 확정돼 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결과다. 민주당에서 7명이 넘어올지는 표결 전까지 알 수 없다.

15일 표결에서 볼 것은 두 가지다. 60표 확보 여부, 그리고 부결될 경우 재상정 일정이 잡히는지다. 이 표결 하나로 법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커버 사진=Bernt Rostad / CC BY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