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4억627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원화로 6200억원이 넘는 규모다. 3주 연속 이어지던 자금 유입이 멈췄다.
ETF 운용사별 자금 흐름을 집계하는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 자료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8~11일 4거래일 내내 순유출을 기록했다. 7일은 미국 노동절 휴장이었다.
현물 ETF는 운용사가 실제 비트코인을 사서 보관하고, 투자자는 주식처럼 ETF를 사고판다. ETF에서 돈이 빠지면 운용사가 그만큼 비트코인을 팔거나 덜 사게 된다. 미국 기관과 자산가의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이는 이유다.
나흘간 4억6270만달러 유출
일별로 보면 8일 4660만달러, 9일 1억2020만달러, 10일 2억8270만달러, 11일 132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유출 규모는 10일에 가장 컸다.
상품별로는 아크인베스트·21셰어즈의 ARKB에서 한 주간 2억3420만달러가 빠져 유출이 가장 많았다. ARKB는 10일 하루에만 1억6430만달러가 나갔다.
그레이스케일의 GBTC에서도 1억2910만달러가 빠졌다. 운용 규모가 가장 큰 블랙록 IBIT는 8일 1070만달러가 들어온 뒤 사흘 연속 유출돼 주간 기준 5250만달러 순유출이었다.
| 구분 | 내용 |
| 8일 순유출 | 4660만달러 |
| 9일 순유출 | 1억2020만달러 |
| 10일 순유출 | 2억8270만달러 |
| 11일 순유출 | 1320만달러 |
| 주간 합계 | 4억6270만달러 순유출 |
| ARKB·GBTC·IBIT 주간 | -2억3420만·-1억2910만·-5250만달러 |
*출처=파사이드 인베스터스(미국 동부시간 기준)
집계 기관마다 수치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ETF 순자산가치를 계산하는 시점과 자료 마감 시각이 기관별로 달라서다. 같은 11일을 두고 유입과 유출이 엇갈려 보도된 것도 이 때문이다.
직전 3주는 38억달러 유입
유출 전환이 눈에 띄는 것은 직전 흐름이 강했기 때문이다. 8월 17~21일 한 주에 19억1780만달러가 들어왔고, 이어 24~28일 9억2450만달러, 8월 31일~9월 4일 9억8670만달러가 유입됐다.
3주 합계는 38억2900만달러다. 지난주 유출액은 이 가운데 12% 정도에 해당한다. 유입 추세가 완전히 뒤집혔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매수 속도가 확실히 꺾인 것은 사실이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현물 ETF는 반대로 움직였다. 한 주간 1억9690만달러가 순유입됐고, 11일 하루에만 2억1640만달러가 들어왔다. 이 중 블랙록 ETHA가 1억4880만달러를 차지했다.
고점 8만2300달러서 5.8% 후퇴
가격도 자금 흐름을 따라 밀렸다. 바이낸스 비트코인 현물(BTC/USDT) 기준 가격은 3일 장중 8만2300달러까지 올랐다가 11일 7만6046달러까지 내려갔다.
14일 오후 3시 기준 가격은 7만7500달러 안팎으로, 3일 고점보다 5.8% 낮다. 한 달 전인 8월 15일 종가 6만3086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22.8% 높은 수준이다.
거래도 줄었다. 7~13일 바이낸스 비트코인 현물 거래대금은 73억4000만달러로 직전 주보다 6.6% 감소했다. 가격이 빠지는 동안 매도세가 거세졌다기보다는, 사려는 쪽이 한발 물러선 모습에 가깝다.
이더리움은 상대적으로 강했다. 이더리움 가격은 11일 장중 2666달러까지 오른 뒤 14일 251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8월 15일 종가 대비 상승률은 33.4%로 비트코인(22.8%)을 웃돈다.
17일 FOMC가 다음 분기점
선물시장은 과열도 공포도 아닌 상태다. 바이낸스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의 미결제약정은 14일 10만4897BTC로 5일(10만7913BTC)보다 2.8% 줄었다. 펀딩비는 0.01%로 기본값 수준이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 계약의 총량이다. 가격이 빠지는데 이 수치도 함께 줄었다는 것은, 새로 공매도에 나선 세력보다 기존 매수 포지션을 정리한 쪽이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변수는 미국 금리다. 연준은 한국시간 17일 새벽 3시 금리 결정을 발표한다. 시장이 인상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ETF 자금 흐름이 다시 한번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확인된 것은 ETF 매수세가 한 주 만에 멈췄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추세 전환인지 일시적 차익 실현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번 주 ETF 일간 흐름이 유입으로 돌아서는지, 가격이 지난주 저점 7만6000달러를 지키는지가 먼저 볼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