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8만3000달러대에서 숨을 고르는 사이 선물 시장의 베팅 규모가 빠르게 줄고 있다. 가격 하락 폭보다 포지션 감소 폭이 훨씬 크다. 빚을 낸 투자, 즉 레버리지가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29일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은 바이낸스에서 8만3214달러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1.47%, 일주일 전보다 1.38% 낮다. 이달 21일 기록한 30일 고점 8만7396달러와 비교하면 4.8% 내려온 자리다.
미결제약정 10.9만→9.3만 BTC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고 열려 있는 선물 계약의 총량이다. 이 숫자가 늘면 새로 베팅하는 돈이 들어온다는 뜻이고, 줄면 기존 포지션이 정리되고 있다는 뜻이다.
바이낸스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BTCUSDT)의 미결제약정은 22일 10만9189 BTC로 최근 한 달 중 가장 많았다. 29일에는 9만2800 BTC로 일주일 새 15.0% 줄었다. 달러 기준으로는 94억5000만달러에서 77억5000만달러로 18.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22일 종가 8만6209달러에서 8만3214달러로 3.5% 내렸다. 가격은 조금 빠졌는데 계약은 크게 줄었다. 급락에 따른 강제 청산보다는 투자자들이 스스로 포지션을 닫은 흐름에 가깝다.
| 구분 | 수치 |
|---|---|
| 현재가(29일 13시) | 8만3214달러 |
| 30일 고점 | 8만7396달러 (9월 21일) |
| 30일 저점 | 7만4968달러 (9월 15일) |
| 미결제약정 | 9만2800 BTC (1주 -15.0%) |
| 펀딩비(8시간) | -0.003~0.007% |
| 공포탐욕지수 | 73 (탐욕) |
*출처=바이낸스, Alternative.me
펀딩비, 기준치 0.01% 아래
선물 시장의 과열 정도는 펀딩비로 가늠한다. 펀딩비는 무기한 선물 가격을 현물 가격에 맞추기 위해 롱(매수)과 숏(매도) 포지션이 8시간마다 주고받는 비용이다. 양수면 롱이 숏에게 낸다.
최근 닷새간 바이낸스 비트코인 펀딩비는 8시간당 -0.003%에서 0.007% 사이에 머물렀다. 거래소 기본값인 0.01%에도 못 미친다. 롱에 과도하게 쏠린 과열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매수세가 강하다는 증거도 아니다. 시장가로 사는 물량과 파는 물량의 비율(테이커 매수/매도)은 0.881로 24시간 평균 1.008보다 낮다. 최근 48시간 누적으로는 파는 쪽이 5207 BTC 더 많았다.
개인 롱 비중 58.2%로 상승
눈여겨볼 대목은 계좌 수 기준 롱 비중이다. 바이낸스 전체 계좌 중 롱 포지션 비율은 58.2%로 하루 전 54.9%에서 3.4%포인트 올랐다. 가격이 내리는 동안 저가 매수에 나선 계좌가 늘었다는 의미다.
반면 포지션 규모가 큰 상위 트레이더의 롱 비중은 65.4%로 하루 전과 같았다. 큰 손은 움직이지 않았고 소액 계좌만 롱을 늘린 셈이다. 이런 조합이 반드시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가 매도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롱 쪽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거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24%로 일주일 새 4.8% 올랐다. 이자가 붙지 않는 비트코인에는 부담 요인이다.
다음 기준선 8만2500달러
확인된 것은 레버리지가 줄었다는 사실까지다. 포지션이 가벼워지면 작은 충격에도 연쇄 청산이 나올 위험은 낮아진다. 반대로 새 매수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
기준선은 두 가지다. 아래로는 최근 7일 저점인 8만2500달러, 그 밑으로는 20일 이동평균선 8만918달러다. 위로는 21일 고점 8만7396달러를 다시 넘는지가 관건이다. 미결제약정이 다시 늘면서 가격이 오르는지, 아니면 가격만 내리는지에 따라 해석이 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