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미국 주식시장에 39%포인트 뒤졌다. 두 해 연속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보다 못한 성적을 내는 것은 비트코인이 제도권 시장에서 거래된 이래 처음이다.
7일 오후 1시 44분 기준 비트코인은 6만4,196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전보다 0.62% 내렸고,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2.28% 올랐다. 지난해 12월 31일 종가 8만7,508달러와 비교하면 26.6%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6,845.50에서 7,709.96으로 12.6%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13.4% 상승했다.
두 해 연속 뒤진 것은 처음이다
비트코인이 주식보다 부진했던 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말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2018년 비트코인은 73.6% 하락해 6.2% 내린 S&P500보다 훨씬 크게 빠졌다. 2022년에도 64.3% 하락해 19.4% 내린 S&P500에 뒤졌다.
다만 이 두 번은 모두 이듬해에 되돌렸다. 2019년 비트코인은 92.2% 올라 28.9% 오른 S&P500을 앞섰고, 2023년에는 155.4% 올라 24.2% 상승한 S&P500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크게 빠진 다음 해에 더 크게 오르는 패턴이 반복됐다.
지금은 다르다. 지난해 비트코인은 6.3% 하락해 16.4% 오른 S&P500에 이미 한 번 뒤졌다. 올해도 26.6% 내린 상태이므로, 남은 기간에 큰 반전이 없다면 두 해 연속 주식에 뒤지는 첫 사례가 된다. 하락 폭 자체는 2018년이나 2022년보다 작지만, 회복 없이 두 해가 이어진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이더리움은 더 부진하다. 7일 1,896달러로 지난해 말 2,967달러 대비 36.1% 내렸다. 비트코인보다 9.5%포인트 더 빠진 셈이다.
고점과 저점 사이 어디쯤인가
올해 비트코인의 궤적을 보면 상반기 내내 아래로 흘렀다. 1월 14일 9만6,929달러로 연중 고점을 찍은 뒤 6월 30일 5만8,558달러까지 밀렸다. 고점 대비 39.6% 하락이다. 지금 가격은 저점보다 9.6% 높고 고점보다는 33.8% 낮다.
비교 대상인 S&P500은 지난 4일 7,736.52로 연중 고점을 새로 썼다. 3월 30일 저점 6,343.72와 비교하면 21.9% 오른 수준이다. 한쪽은 연중 고점 부근에 있고 다른 한쪽은 연중 고점에서 3분의 1이 빠져 있다.
같은 기간 금은 지난해 말 4,325달러에서 7일 4,326달러로 사실상 제자리다. 다만 안으로 들어가면 진폭이 컸다. 1월 29일 5,318달러까지 올랐다가 7월 16일 3,985달러까지 밀린 뒤 최근 다시 4,300달러대를 회복했다. 최근 일주일에만 6.9% 올랐고 7일 하루에도 2.0% 상승했다.
지금 시장 안에서 벌어지는 일
가격이 좁은 구간에 머무는 동안 파생상품 지표는 뚜렷한 신호를 내고 있다. 7일 기준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은 67억7,000만달러로 24시간 동안 1.1% 줄었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 계약 규모다. 가격이 내리면서 미결제약정도 함께 줄었다면 새로 파는 사람이 밀어붙인 하락이 아니라 기존 포지션이 정리되면서 나온 하락에 가깝다.
다만 방향을 거는 쪽은 여전히 상승에 기울어 있다. 개인 투자자의 롱 비중은 55.2%로 하루 만에 1.5%포인트 올랐고, 상위 계정의 롱 비중도 61.4%로 1.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실제 체결에서는 매도가 우세하다. 24시간 테이커 매수 대비 매도 비율은 0.707로, 최근 평균인 1.006을 크게 밑돈다. 시장가로 즉시 팔아치우는 주문이 사는 주문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롱 비중이 늘어나는데 실체결은 매도가 우세한 조합은 가격을 지탱하는 힘이 약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펀딩비는 연 2.6%로 낮은 편이다. 펀딩비는 무기한 선물에서 롱과 숏이 서로 주고받는 수수료로, 높으면 상승에 베팅한 자금이 몰려 있다는 의미다. 2.6%는 과열과는 거리가 있다. 투자심리를 수치화한 공포탐욕지수는 29로 여전히 공포 구간이지만 전날 25보다는 올랐다.
지금 확인할 것
확인된 사실은 비트코인이 올해 주식 대비 39%포인트 뒤져 있고, 이 부진이 두 해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원인이다. 자금이 인공지능 관련 자산으로 옮겨간 결과인지, 비트코인 고유의 수요가 줄어든 것인지는 지금 나온 지표만으로 가릴 수 없다. 주식과 비트코인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통념도 올해에는 들어맞지 않았다.
당장 볼 만한 기준은 세 가지다. 첫째, 최근 7일 등락 구간인 6만2,229달러에서 6만5,022달러를 어느 쪽으로 벗어나는지다. 둘째, 20일 이동평균선 6만4,385달러다. 지금 가격은 이 선 바로 아래에 있고, 50일선 6만3,292달러는 아래에서 받치고 있다. 두 선 사이의 좁은 폭이 방향을 정하는 자리다. 셋째, 테이커 매수 대비 매도 비율이 1.0선을 회복하는지다. 심리 지표보다 실제 체결이 먼저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