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8월 본회의 표결을 넘겼다. 존 툰 상원 원내대표는 6일 8월 중 표결은 없다고 확인했고, 상원은 8일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기 위한 동의안에 대해 토론종결 절차를 개시했다. 실제 표결은 상원이 휴회를 마치고 복귀하는 9월 14일 이후로 밀렸다.
제도 일정이 한 달 미뤄지는 사이 비트코인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10일 오후 2시 28분 기준 비트코인은 6만4,989.86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전보다 0.13% 올랐고 일주일 전과 비교해도 1.46% 상승에 그쳤다. 이더리움은 1,918.40달러로 주간 2.68% 올랐다.
1년 넘게 이어진 입법, 마지막 관문만 남았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볼지 상품으로 볼지를 법으로 정리하는 법안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같은 코인을 두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서로 관할을 주장해왔다. 어느 기관의 규제를 받는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거래소도 발행사도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업계가 이 법안에 매달려온 이유다.
입법 경과를 보면 사실상 마지막 관문만 남아 있다. 하원은 지난해 7월 17일 이 법안을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통과시켰다. 반대표의 두 배가 넘는 찬성표가 나온 초당적 표결이었다. 상원에서도 농업위원회가 올해 1월 디지털상품 부분을 담은 자체안을 처리했고, 은행위원회가 5월 14일 찬성 15표 대 반대 9표로 위원회안을 가결했다.
남은 것은 본회의 표결 하나다. 다만 여기서 걸려 있는 쟁점이 법안의 핵심 설계와는 거리가 있다. 정부 인사의 이해충돌을 다루는 윤리 조항, 자금세탁 등에 대응하는 법집행 조항,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나 리워드를 지급할 수 있게 할지가 합의되지 않았다. 상원은 9월 14일 복귀 후 3주 동안 이 문제들을 다룰 예정이다.
가격은 20일선 위, 그러나 저항선은 3% 위에 있다
최근 7일간 비트코인은 6만3,290달러에서 6만5,483달러 사이에서만 움직였다. 저점에서 고점까지 폭이 3.5%에 그친 좁은 구간이다. 현재가는 이 구간의 위쪽에 붙어 있다. 고점보다 0.75% 낮고 저점보다는 2.68% 높은 자리다.
이동평균선을 기준으로 보면 나쁘지 않다. 20일 이동평균선은 6만4,336달러, 50일 이동평균선은 6만3,380달러로 현재가가 둘 다 위에 있다. 각각 1.02%, 2.54% 위다. 이동평균선은 최근 며칠간 평균 매수 단가를 뜻하는데, 가격이 그 위에 있다는 것은 최근 산 사람들이 대체로 손실 구간에 있지 않다는 의미다.
문제는 위쪽이다. 시장이 다음 저항선으로 보는 6만7,000달러는 현재가보다 3.09% 높다. 7일 고점 6만5,483달러조차 아직 넘지 못했다. 아래로는 지지가 확인됐지만 위로는 확인된 것이 없는 상태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파생시장은 큰손이 사고 개인이 빠지는 모양이다
선물시장 수치를 보면 방향성 자체가 강하지 않다. 무기한 선물 펀딩비는 연율 6.4%로, 롱 포지션이 숏에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이긴 하지만 과열 구간은 아니다. 미결제약정은 69억2,000만달러로 24시간 동안 변동이 없었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 계약의 총액인데, 이 수치가 제자리라는 것은 새 자금이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것은 누가 사고 있는지다. 최근 24시간 누적 매수 우위 거래량(CVD)은 2,012BTC 순매수였고 48시간 기준으로도 2,350BTC 순매수다. 시장가로 사들이는 물량이 파는 물량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의 롱 비중은 53.8%로 0.1%포인트 줄었다. 상위 트레이더 롱 비중은 61.0%로 개인보다 7.2%포인트 높다.
매수는 들어오는데 개인 롱은 줄어드는 조합이다. 큰손이 물량을 받고 개인이 빠져나가는 국면에서 자주 나타나는 형태다. 다만 테이커 매수/매도 비율은 0.993으로 24시간 평균 1.026보다 낮아졌다. 직전보다 매수 강도 자체는 약해졌다는 신호이므로, 큰손 매집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위험자산은 다 올랐는데 비트코인만 제자리다
같은 일주일 동안 다른 자산은 뚜렷하게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2만6,690.62로 7일간 6.24% 상승했고 S&P500지수는 7,757.64로 4.30% 올랐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4,392.90달러로 8.90% 급등했다.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금이 동시에 오르는 동안 비트코인만 1.46%에 머물렀다.
공포지수도 갈라져 있다. 미국 증시 변동성지수(VIX)는 14.90으로 일주일 새 12.81% 떨어졌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불안이 줄었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가상자산 공포탐욕지수는 30으로 전날 31에서 더 내려가 여전히 '공포' 구간에 있다. 같은 시점에 주식은 안심하고 가상자산은 겁내고 있다.
이 격차를 설명할 수 있는 변수가 제도 일정이다. 주식시장을 움직인 것은 금리 기대였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66%로 소폭 내렸다. 가상자산에는 여기에 클래리티법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붙어 있고, 그 변수의 답이 9월로 미뤄졌다.
지금 확인할 것
확인된 사실은 표결이 9월로 미뤄졌다는 것, 그리고 시장이 그 사이 좁은 구간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9월에 실제로 표결이 이뤄질지, 그리고 통과되더라도 지금 가격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다. 8일 개시된 토론종결 절차는 표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지 통과를 보장한 것이 아니다.
당장 볼 기준값은 세 가지다. 위로는 7일 고점 6만5,483달러, 그다음이 6만7,000달러다. 이 두 선을 거래량을 늘리며 넘는지가 방향 전환의 최소 조건이다. 아래로는 20일선 6만4,336달러와 50일선 6만3,380달러다. 50일선이 깨지면 7일 레인지 하단도 함께 무너진 것으로 봐야 한다. 일정으로는 12일 밤 발표되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와 9월 14일 상원 복귀가 이번 구간을 끝낼 두 개의 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