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인 스트래티지가 7주 연속 비트코인을 사지 않았다. 8월 16일로 끝난 주간까지 신규 매수도 매도도 없었다.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이끄는 이 회사는 지난 몇 년간 빚과 주식을 발행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전략으로 알려져 왔다. 그 매수가 멈춘 지 두 달 가까이 됐다.

회사가 방향 전환을 처음 시사한 것은 지난 6월 말이다. 이후 흐름을 보면 일시적 중단이 아니라 자금 운용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84만447비트코인, 평균 매입가 7만6,029달러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84만447개다. 지금까지 들인 돈은 639억달러, 평균 매입 단가는 개당 7만6,029달러다.

이 물량은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의 4.002%에 해당한다.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다.

문제는 현재 가격이다. 19일 낮 비트코인은 6만4,278달러에 거래됐다. 평균 매입가보다 1만1,751달러, 15.5% 낮은 수준이다.

보유분의 평가금액은 540억달러 안팎이다. 매입 원가 639억달러와 견주면 약 99억달러, 우리 돈 14조원가량의 평가손실이 쌓여 있다.

평가손실은 아직 팔지 않아 확정되지 않은 손실이다. 가격이 평균 매입가 위로 올라오면 사라진다. 다만 회계상으로는 실적에 반영된다.

주식 팔아 우선주 되사고 현금 쌓았다

매수를 멈춘 대신 회사가 한 일은 자본 구조 정리였다.

스트래티지는 최근 5주 동안 보통주를 팔아 약 21억달러를 마련했다. 이 가운데 3억3,370만달러가 가장 최근 한 주에 나왔다.

확보한 자금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갔다. 우선주 재매입에 3억4,700만달러를 썼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쌓았다. 회사가 들고 있는 현금은 48억달러 수준이다.

우선주를 되산다는 것은 매년 나가는 배당 부담을 줄인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을 더 사서 자산을 불리는 대신, 나가는 돈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비트코인 보유량84만447개 (전체 발행량의 4.002%)
총 매입금액639억달러
평균 매입단가7만6,029달러
현재 평가금액약 540억달러
평가손실약 99억달러 (-15.5%)
보유 현금48억달러

*출처=회사 공시 및 비트코인 보유 집계, 8월 중순 기준

주가는 1년 새 73% 하락

시장은 이 전환을 먼저 반영했다.

스트래티지 주가는 최근 95~97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약 73% 하락한 자리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그만큼 떨어지지 않았다. 주가 하락폭이 비트코인 하락폭보다 훨씬 크다는 뜻이다.

이 차이가 이 회사 주식의 성격을 보여준다. 이 회사 주가에는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사들일 것이라는 기대와 그 매수를 위해 발행한 주식·우선주의 부담이 함께 얹혀 있었다. 매수 기대가 걷히자 그만큼이 먼저 빠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보는 지점

이 회사의 매수는 그동안 비트코인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의 한 축으로 여겨졌다. 매주 일요일 세일러 회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리던 매수 예고 게시물도 멈춘 상태다.

다만 이번 중단이 시장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수치로 확인되지 않는다. 19일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35% 내리는 데 그쳤고, 최근 7일로는 1.38% 올랐다. 같은 날 국내 증시가 5% 넘게 밀린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조용한 편이었다.

확인된 사실은 두 가지다. 최대 기업 매수자가 7주째 시장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 회사의 보유 물량이 평균 매입가 아래 15%대에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볼 기준값은 세 개다. 매주 공시되는 보유량이 84만개대를 유지하는지, 보통주 발행이 계속되는지,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이 7만6,029달러선을 회복하는지다.

보유량이 줄기 시작하면 중단이 아니라 매도로 성격이 바뀐다. 그 전까지는 사지도 팔지도 않는 상태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