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병원에서 종이 서류를 떼지 않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는 ‘실손24’가 시행 2년을 앞두고 있지만, 이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의료기관은 아직 절반에 못 미친다. 금융위원회는 연말까지 연계율을 80~90%로 끌어올리고, 필요하면 연계하지 않는 곳에 과태료를 물리는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30일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손해보험협회에서 의료계·보험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실손전산시스템운영위원회 겸 점검회의를 열었다. 보건복지부와 금융감독원, 의약단체, 네이버파이낸셜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참석했다.
10만5643곳 중 5만340곳
금융위에 따르면 28일 기준 실손24와 연결된 의료기관은 5만340곳이다. 전체 대상 10만5643곳의 47.7%다.
단계별로 보면 차이가 있다. 2024년 10월 25일 먼저 시행된 병원·보건소(1단계)는 7810곳 중 4685곳이 연결돼 연계율이 60.0%다. 2025년 10월 25일부터 대상이 된 의원·약국(2단계)은 9만7833곳 중 4만5655곳으로 46.7%에 머문다.
연결된 곳을 종류별로 나누면 의원 2만4995곳, 약국 2만608곳, 보건소 3578곳, 병원 1107곳이다.
| 구분 | 내용 |
|---|---|
| 전체 대상 의료기관 | 10만5643곳 |
| 연계 완료 | 5만340곳 (47.7%) |
| 병원·보건소 연계율 | 60.0% (4685곳) |
| 의원·약국 연계율 | 46.7% (4만5655곳) |
| 실손24 가입자 | 약 521만명 |
| 누적 청구 건수 | 약 461만건 |
*출처=금융위원회, 9월 28일 기준
가입자 521만명, 청구 461만건
실손24는 소비자가 앱에서 요청하면 병원이 영수증, 세부산정내역서, 처방전을 보험사로 바로 전송해 주는 제도다. 예전에는 병원 창구에서 서류를 받아 사진을 찍어 올려야 했다.
실손보험은 약 4000만명이 가입한 상품이다. 금융위는 이 제도를 매년 수천억원 규모로 쌓이는 미청구 실손보험금을 돌려주는 장치로 보고 있다. 소액이라 청구를 포기하던 진료비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서비스 가입자는 약 521만명, 개시 이후 누적 청구는 약 461만건이다. 실손보험 가입자 규모에 비하면 아직 일부만 쓰고 있다는 뜻이다. 권 부위원장은 연계율이 정체된 원인으로 의료기관의 낮은 관심을 꼽았다.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내가 다니는 병원이 연결돼 있지 않으면 앱을 깔아도 쓸 수 없다. 연계율이 올라가야 소비자가 체감하는 편의도 커진다.
10월 7일부터 네이버·토스 앱 안에서 청구
소비자 쪽 변화는 다음 달부터 나타난다. 10월 7일부터는 네이버 지도, 네이버페이, 토스 앱 안에서 실손보험금 청구를 끝까지 마칠 수 있다. 지금은 이 앱들을 거쳐도 결국 실손24 사이트로 넘어가 청구해야 했다.
마이데이터 이용에 동의하면 다녀온 병원과 약국, 진료일, 보험사, 계좌번호를 따로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네이버 지도에서는 실손24 참여 병원이 상세 화면에 별도 배너로 표시된다. 병원을 검색할 때 진료과목이나 진료시간처럼 ‘실손24’ 필터로 청구 가능한 곳만 골라 볼 수도 있다.
과태료 도입은 법 개정 사안
정부는 연말까지 연계율 80~90%를 목표로 잡았다. 미연계 의료기관을 직접 찾아가 설득하고, 실손24 앱에 참여 병원 소개 기능을 넣는 등 병원 쪽 인센티브도 준다는 계획이다.
그래도 속도가 나지 않으면 의료기관과 전자의무기록(EMR) 업체의 연계 의무를 명확히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연결하지 않는 곳에 과태료를 물리는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직은 검토 단계로, 국회 입법을 거쳐야 한다.
홍보도 늘린다. 10월 중 TV·라디오와 병원 키오스크 등으로 집중 홍보를 하고, 11월부터는 국민 참여형 영상 공모전을 연다.
남은 석 달 동안 연계율을 47.7%에서 80%까지 끌어올리려면 3만4000곳 넘게 더 연결해야 한다. 연말 점검 때 발표될 연계율이 첫 확인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