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결정문은 16일 오후 2시, 한국시간으로 17일 새벽 3시에 나온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3.50~3.75%다. 이번 회의의 쟁점은 내리느냐가 아니라 올리느냐다. 인상이 결정되면 기준금리는 3.75~4.00%가 된다.
시장이 인상 가능성을 진지하게 보는 근거는 세 가지다. 물가 지표가 다시 뜨거워졌고, 지난 회의에서 이미 인상 소수의견이 나왔으며, 의장이 물가를 최우선 과제로 못 박았다.
8월 CPI 3.4%, 휘발유 3.9%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1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4% 올랐다. 7월 상승률 0.1%보다 폭이 0.3%p 커졌다. 1년 전과 비교한 상승률은 3.4%다.
물가를 끌어올린 것은 휘발유다. 휘발유 가격은 8월 한 달간 3.9% 올랐고, 1년 전보다는 27.4% 비싸다. BLS는 휘발유가 8월 전체 물가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연준이 더 눈여겨보는 것은 근원 CPI다. 근원 CPI는 가격 변동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뺀 물가로, 일시적 충격을 걷어낸 물가의 기조를 보여준다.
8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3% 올라 시장 예상치(0.2%)를 0.1%p 웃돌았다. 연간 상승률은 2.4%로 낮아졌지만, 월간 속도가 다시 붙었다는 점이 부담으로 읽혔다.
주거비도 방향을 틀었다. 6~7월 두 달 연속 0.1%에 그쳤던 주거비 상승률이 8월 0.3%로 올라섰다. 주거비는 CPI에서 비중이 가장 큰 항목이라 작은 변화도 전체 물가에 오래 영향을 준다.
| 구분 | 내용 |
| CPI 전월 대비 | 0.4% (7월 0.1%) |
| CPI 전년 대비 | 3.4% |
| 근원 CPI 전월 대비 | 0.3% |
| 근원 CPI 전년 대비 | 2.4% |
| 휘발유 전월·전년 대비 | 3.9%·27.4% |
| 주거비 전월·전년 대비 | 0.3%·3.0% |
*출처=미국 노동통계국(2026년 8월 CPI, 계절조정 기준)
7월 회의 9대 3, 인상 소수의견
인상론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연준은 지난 7월 28~29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표결은 9대 3으로 갈렸다.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0.25%p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성명은 에너지 등 일부 부문의 공급 충격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적었다.
케빈 워시 의장은 8월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물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12개월 기준 3.7%, 최근 6개월 연율로는 4.1%라고 짚었다.
워시 의장은 물가가 2% 목표를 웃도는 만큼 지금 연준의 최우선 초점은 물가여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다음 회의에서 무엇을 할지는 미리 약속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금리 경로를 예고하는 선제 안내 방식 자체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시장은 이 연설을 인상 신호로 받아들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9월 인상 확률은 연설 직후 56% 안팎으로 뛰었고, 8월 CPI 발표 이후 더 높아졌다. 집계 시점에 따라 60%대에서 90% 가까이까지 수치가 엇갈린다.
8월 고용 16만2000명 증가
고용 지표는 인상 부담을 덜어줬다. BLS가 4일 발표한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16만2000명 늘었고,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았다.
부진했던 7월 수치도 고쳐졌다. 처음 2만3000명 감소로 발표됐던 7월 고용은 2만1000명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경기가 꺾였다는 우려가 일부 걷히면서, 연준이 물가에만 집중할 여지가 커졌다.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3%,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3.4%)보다 낮다는 것은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줄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점도표와 10년물 4.97%
이번 회의는 분기마다 한 번 나오는 경제전망(SEP)과 점도표가 함께 발표된다. 점도표는 위원 19명이 각자 예상하는 적정 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은 표로, 연준 내부의 금리 전망 분포를 보여준다.
채권시장은 이미 긴장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1일 4.97%로 마감했다. 4일 4.78%에서 한 주 만에 0.19%p 올랐다. 국제유가 브렌트유도 14일 아시아 시간 배럴당 106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 예금과 국채의 매력이 커진다. 이 경우 주식이나 비트코인처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자산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쉽다. 금리 결정이 국내 투자자에게도 무관하지 않은 이유다.
확인된 것은 물가가 목표를 크게 웃돌고, 연준 안에 인상론이 이미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인상할지, 인상하더라도 한 번으로 끝낼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7일 새벽에는 네 가지를 보면 된다. 금리 결정 자체, 소수의견이 몇 명인지, 점도표의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이 3.875%를 넘는지, 그리고 10년물 금리가 5%를 뚫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