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로 내려왔다. 28일 오후 2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76원대에 거래됐다. 27일 1383.49원보다 7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최근 6개월을 통틀어 가장 낮다.

이 기사의 환율은 달러당 원화 가격을 실시간 고시하는 국제 시세를 기준으로 했다. 서울 외환시장 종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6월 8일 1554원이 고점이었다

내려온 폭이 작지 않다. 원·달러 환율은 6월 8일 1554.48원까지 올랐다. 그때가 최근 6개월 고점이다.

28일 수치와 비교하면 178.30원 낮아졌다. 비율로는 11.47% 하락이다.

환율이 내렸다는 말은 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었다는 뜻이다. 원화 가치가 그만큼 올라갔다.

8월 들어 40원 빠져

속도는 8월 중순부터 붙었다. 8월 13일 1416.46원이던 환율은 28일 1376원대까지 40원 넘게 내렸다. 보름 만에 2.84% 하락이다.

특히 8월 19일과 20일 사이가 가팔랐다. 1413.58원에서 1389.40원으로 하루 만에 24.18원 떨어졌다. 하루 낙폭이 1.71%였다.

이후로는 1380원대에서 완만하게 흘러내렸다. 24일 1384.98원, 25일 1380.76원, 27일 1383.49원을 지나 28일 1370원대에 들어섰다.

6월 8일1554.48원 (6개월 고점)
8월 13일1416.46원
8월 20일1389.40원
8월 27일1383.49원
8월 28일 오후 2시1376원대 (6개월 최저)

*출처=USD/KRW 국제 시세

수급 개선과 달러 약세

한국은행도 이 흐름을 공식 문서에 적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원·달러 환율이 큰 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두 가지를 들었다.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완화되면서 외환수급 여건이 개선됐다는 것이 하나다.

다른 하나는 미 달러화 약세다. 의결문은 주요국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고 미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8일 99.18을 기록했다. 8월 21일에는 98.80까지 내려가며 3개월 최저를 찍었다.

여기에 금리 요인이 겹쳤다. 금통위는 같은 날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다. 한국 금리가 오르면 원화로 굴릴 때의 이자가 늘어나므로 원화를 들고 있을 유인이 커진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의 선제적 대응이 “환율 안정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고 헤럴드경제가 전했다.

수입물가로 돌아오는 경로

환율이 왜 물가 기사에 따라붙는지는 경로를 보면 쉽다. 한국은 원유와 곡물, 원자재를 대부분 달러로 사 온다.

환율이 1554원일 때와 1376원일 때, 같은 배럴의 원유를 들여오는 원화 부담은 11%가량 차이 난다. 그 차이는 시차를 두고 주유소 가격과 가공식품 가격으로 옮겨 간다.

금통위가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국제유가와 함께 환율 움직임을 나란히 적어둔 이유다.

해외 결제를 쓰는 개인에게는 더 직접적이다. 100달러짜리 해외 직구 결제액은 환율 1554원 시절 15만5448원이었지만, 1376원이면 13만7600원이다. 1만7800원 넘게 줄어든다.

달러로 사는 자산은 환율이 한 겹 더 붙는다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자산을 원화로 환산할 때는 계산이 한 단계 늘어난다.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다.

28일 오후 비트코인은 7만9659달러였다. 이를 1376.18원으로 환산하면 약 1억963만원이다.

같은 달러 가격을 6월 8일 환율 1554.48원으로 환산하면 약 1억2383만원이 된다. 달러 시세는 똑같은데 원화 환산액만 142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달러 기준 시세가 올라도 환율이 더 크게 내리면 원화 계좌의 평가액은 덜 오르거나 줄어들 수 있다. 국내 거래소만 보는 투자자가 해외 시세와 체감이 어긋난다고 느끼는 구간이 대체로 이런 때다.

다음에 볼 숫자

방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환율은 8월에만 하루 24원이 움직인 적이 있을 만큼 변동성이 남아 있다.

확인된 것은 두 가지다. 원·달러 환율이 6개월 최저로 내려왔다는 사실, 그리고 한국은행이 그 하락을 의결문에 명시하고 기준금리를 3.00%로 올렸다는 사실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 흐름이 어디서 멈추는지다. 금통위는 환율을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 요인으로만 적었을 뿐 목표 수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당분간 볼 기준값은 세 개다. 8월 20일 하락 이후 지지선 역할을 해 온 1380원대, 달러인덱스 8월 저점 98.80, 그리고 10월 22일 다음 금통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