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하반기 들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추진하고, 디지털자산 산업을 세분화해 영업행위 규제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반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논의가 재개되는 것이지만, 쟁점은 그대로 남아 있다. 법안의 방향보다 세부 설계를 둘러싼 이견이 크다.
쟁점은 '누가 발행하느냐'
가장 큰 대립축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과반 지분을 갖는 은행 중심 발행 구조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 안정성과 이용자 확인 체계를 은행 책임 아래 두겠다는 취지다.
반대편에서는 발행 자격을 은행으로 좁히면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경쟁이 사라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은행 사업자에게도 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제한을 어디까지 둘 것인지도 함께 얽혀 있다.
왜 원화 스테이블코인인가
이 논의가 커진 배경에는 환율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6월 8일 1554원까지 올랐다가 7월 31일 1421원으로 내려왔고, 현재 1428원 선이다. 6개월 전과 비교하면 3.2% 낮아졌지만 여전히 1400원대에 머물러 있다.
환율이 이 수준에 있으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비용이 그만큼 크다. 국내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거래할 때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기축 역할을 계속하는 한, 거래는 원화에서 달러 자산을 한 번 거쳐 이뤄진다. 환율이 움직이면 그 자체로 손익이 갈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들이자는 논의는 이 구조를 바꾸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다만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규제가 정해지지 않으면 실제 통용까지는 거리가 있다. 준비자산을 어디에 어떤 비율로 두느냐에 따라 이용자가 지는 위험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2단계 입법의 지연
제도화 구상은 단계로 나뉘어 있다. 가상자산을 기능에 따라 지급결제형과 증권형, 유틸리티형으로 구분하고, 이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같은 지급결제형과 유틸리티형은 2단계 입법으로 규율한다는 것이 큰 틀이다.
당초 2단계 입법 발의는 지난해 안에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행 주체 요건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일정이 밀렸고, 현재로서는 언제 발의될지 불확실한 상태다.
투자자가 확인할 것
지금 단계에서 확정된 것은 없다. 정부가 하반기 추진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과, 발행 주체를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다는 사실 두 가지가 확인된 전부다.
법안 문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사업자가 수혜를 볼지 단정하기 어렵다. 제도화 기대만으로 특정 종목이 움직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 기대가 법안으로 확인되기 전이라면 근거가 아직 없는 상태라는 점을 함께 보는 것이 안전하다. 확인할 시점은 정부·여당 통합안의 발의 여부와 그 안에 담긴 발행 주체 요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