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 인사이트=신형탁 기자] 코인베이스벤처스가 사상 최대 규모의 온체인 토큰 매입에 나섰다. 대상은 자신들이 만든 체인 '베이스' 위에서 굴러가는 탈중앙 거래소 토큰, 에어로드롬(AERO)이었다. 

시중가 그대로, 특별 대우 없이, 일반 투자자와 똑같은 가격에 2000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그리고 곧바로 전량을 장기 락업에 걸었다.

언뜻 이상한 그림이다. 자기 체인을 직접 만든 회사가 왜 그 위에서 돌아가는 유동성 프로토콜의 토큰을, 그것도 특혜 없이 시장가로 사들일까. 답은 에어로드롬이 쥐고 있는 구조에 있다. 이 프로토콜은 토큰을 락업한 참여자들에게 투표권을 주고, 그 투표권으로 어느 거래쌍에 얼마만큼의 유동성 인센티브를 배정할지를 결정한다. 베이스 위에 새 토큰이 상장될 때마다, 그 토큰이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이 유동성 배정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결국 락업된 AERO를 쥔다는 것은, 자기 체인 위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유동성을 받고 어떤 프로젝트가 조용히 죽는지를 결정하는 스위치를 쥐는 것과 같다.

숫자도 뒷받침한다. 에어로드롬은 연간 1억3400만 달러의 수수료를 걷어 100%를 토큰 보유자에게 돌려준다. 경쟁자인 유니스왑이 분배율 0%인 것과 대비된다. 그런데도 밸류에이션은 연매출 대비 3.9배로, 유니스왑의 61.9배에 크게 못 미친다. 게다가 최근 몇 달 사이 신규 락업 물량이 신규 발행량을 넘어서면서, 유통량이 처음으로 줄어드는 구조로 전환됐다.

여기에 결정적 변수가 하나 더 있다. 같은 체계 안에서 경쟁하던 옵티미즘 체인의 벨로드롬과 하나로 합쳐지는 작업이다. 두 프로토콜을 통합해 이더리움 메인넷까지 유동성 레이어를 확장한다는 계획인데, 시장에서는 이 통합 시점을 7월 2일로 지목해왔다. 다만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공식 채널에서 "완료됐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에서 이렇게 썼다. "아직 아무것도 라이브되지 않았다. 지금 가격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선불이다."

코인베이스가 사려 했던 건 처음부터 가격 상승이 아니라 통제권이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다만 그 통제권의 가치가 시장가에 온전히 반영되는 시점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듯하다.